'개딸' 과대평가 드러났다? 공천룰 투표서 드러난 민주 지형도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숫자는 얼마나 될까.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가 처음 나왔다.
8일 민주당은 중앙위원회를 열고 ‘제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 제정안’을 의결했다. 제정안은 3~4일 진행된 권리당원 투표(찬성 61%·반대 39%)와 8일 진행된 중앙위원회 투표(찬성 83%·반대 17%)를 합산해 찬성 72%, 반대 28%로 가결됐다. 이 중 권리당원 투표는 총 113만7261명의 23%인 26만9994명이 참여하여 찬성 61%(16만2226명), 반대 39%(10만3718명)가 나왔다.
당내에서는 권리당원 중 반대표를 던진 10만3718명에 주목하고 있다. 강성 지지층이 즐겨보는 유튜브 방송이나 당원 게시판, 지지자 커뮤니티에서 최근 줄기차게 특별당규 부결 운동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별당규 제정안의 내용은 현행 ‘시스템 공천’ 틀을 대부분 유지하는 게 골자였는데, 강성 당원들은 ▶현역에 대한 당원평가 확대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경선 권리당원 투표 비율 확대 등을 주장하며 “부결시켜야 한다”는 반대 운동을 벌였다.
특히 친(親)이재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이 1일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주로 활동하는 ‘재명이네 마을’에 “권리당원 여러분 힘내시라”는 글을 올려 사실상 표 결집을 독려하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결국엔 당원이 대세다, 지금의 저항과 마찰은 이겨내야 한다”는 댓글도 달았다. 당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현근택 변호사도 1일 페이스북에 “눈을 씻고 봐도 찬성할 이유가 없고, 현역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특별당규”라고 글을 올려 반대투표를 독려했다.
그런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권리당원이 10만여 명으로 확인되자 당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우선 비이재명계에서는 강성 당원들이 결집한 10만 반대표를 두고 “과대평가된 개딸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입장이 다수다. 비명계 한 의원은 “당원이 100만명이 넘는데 10%도 안 되는 영향력을 숫자로 확인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전광훈도 30만명을 움직인다던데 더 적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쪽이 태극기 부대와 결별했듯이 이번 기회에 결별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강하게 느껴졌다”는 입장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투표한 사람 기준으로 39%는 엄청나게 높은 것이다”며 “힘을 모아서 반대한 것으로 알지만 개딸이라고 다 투표했다고 볼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8일 중앙위원회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에 공천이 진행되는 실무적 과정에서 문제없도록 반대 목소리도 당에서 잘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미래연구원은 지난 1일
「만들어진 당원: 우리는 어떻게 1천만 당원을 가진 나라가 되었나」
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른바 ‘팬덤 당원’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상훈 거버넌스 그룹 연구위원은 “10만~20만 명 상당의 팬덤 당원만 있으면 당권은 물론 대선후보가 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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