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원로 유인태, 與공부모임서 “尹, 이재명 피의자라도 만났어야”

이해준 2023. 5. 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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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9일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강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한번 만났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공감에서 특강하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연합뉴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 정치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국민공감에서 강연하면서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선 패배 후 휴식기 없이 대표에 나오면서 정치 갈등이 심해졌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대선에 졌으면 당대표에는 안 나가길 바랐는데 본인이 그렇게 선택하더라”는 말도 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하며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사무총장은 “훌륭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도 4년이 지나면 국민 인식 속에 다 몹쓸 사람이 돼버린다”며 “이런 현상이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이 ‘0선’이 되는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우리 국회와 정치가 굉장히 위기”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후보 때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었다.

그는 “3∼4개 당이 있는 다당제로 가야 한다. 승자 독식의 양당제를 바꿔야 한다”며 “사회가 다원화됐으니까 그럴 필요가 있지 않냐”고 했다. “주요 정당이 100여석 남짓”이며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정당을 해도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또 “공천 문제는 당 지도부가 나서서 할 게 아니라 모든 걸 경선에 맡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인위적으로 뭘 하려면 여러 부작용만 생긴다”라고 조언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 관련 법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련법을 말하면서는 “민주당도 돈 봉투로 골머리를 앓는데 사실은 들켜서 그렇지 (국민의힘도) 전당대회 때 좀 썼을 것 아니냐, 다 선수끼리”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강연을 듣던 김기현 대표는 “받은 사람 있나 나와보라고 하라”고 받아쳤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규 사무총장, 김기현 대표,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유 전 사무총장 강연에 앞서 김 대표는 “국민들이 여당에 바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능한 정당, 일 잘하는 여당이 국민들이 바라는 첫번째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여야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돼 정치를 복원하고 협치해야 한다는 국민의 절규에 가까운 이야기가 들리는 상황”이라며 “유인태 선배를 통해 어떻게 정치를 복원하고 협치할지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8차례 열린 국민공감 모임에서 야권 인사가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모임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과 원외인사 40여명이 참석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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