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SG사태 배후인가"…책임자 놓고 갈라진 투자자들

공병선 2023. 5. 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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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폭락 사태를 두고 소송전이 시작됐다.

H투자자문업체로부터 피해를 본 일반 투자자들은 라덕연 대표 고소에 나섰고, 라 대표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한 업체에 화살을 겨눴다.

반면 라 대표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의 책임이 해당 업체에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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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60명, 라덕연 등 6명 고소
라덕연 측 투자자, 주가 폭락 업체 측 고소
CFD 계좌 개설 증권사 고소도 준비

SG증권발 폭락 사태를 두고 소송전이 시작됐다. H투자자문업체로부터 피해를 본 일반 투자자들은 라덕연 대표 고소에 나섰고, 라 대표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한 업체에 화살을 겨눴다.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9일 법무법인 대건은 이날 오후 일반 투자자 60여명을 대리해 라 대표와 H업체 관계자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소 대상에는 라 대표뿐만 아니라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프로골퍼 출신 안모씨(33) 등 3명과 주식 매매 내역을 보고받고 자금 관리에 나선 H업체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고소에 나선 투자자들은 라 대표 측이 투자금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았다고 본다. 애초에 기망할 의도를 지니고 투자자를 모집했기에 사기 및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한상준 대건 변호사는 "주가조작 세력이 애초에 투자금을 정상적으로 운용할 의도 없이 자기 이익을 위해 투자금을 받았다"며 "휴대전화를 받자마자 투자자 모르게 레버리지 대출을 받고 미수금을 당겼다"고 밝혔다.

라 대표 등은 투자 수익금을 돈세탁하고 은닉한 의혹도 받는다. 이들은 수익금 일부를 골프아카데미와 갤러리, 헬스장, 식당, 온라인 매체 등에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고 정작 물건은 구매하지 않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했다고 알려졌다. 입금된 돈은 라 대표 측이 법인계좌 등을 통해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대건의 피고소인은 대부분 이 업체들의 사내이사와 감사 등으로 등재돼 있다.

"라덕연, 애초에 기망할 의도" vs "책임은 다우키움그룹과 서울도시가스"

반면 라 대표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주가 폭락의 책임이 해당 업체에 있다고 주장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라 대표 측 투자자 50여명은 주가 폭락 직전에 주식을 처분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서울남부지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3곳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주가 폭락 당시 거래 내역과 김익래 전 회장 등의 의혹 관련 자료가 첨부돼 있다고 한다.

김익래 전 회장은 주가 폭락 사태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인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팔아치웠다. 그가 매도한 주식 가치는 605억4300만원이다. 김영민 회장도 지난달 17일 457억원에 해당하는 서울가스 주식 10만주를 매도했다. 라 대표는 이를 근거로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증권사에 대한 고소전도 시작된다. 전날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단체 소송 모집 공고를 내고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소송을 예고했다. 해당 증권사는 본인 확인이나 동의 없이 라 전 대표 측이 개통한 휴대폰 확인만으로 신용거래가 가능한 증권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레버리지 등 고위험 거래가 가능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가 만들어지는 등 중개 금융기관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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