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에게 쫓겨난 소년이 목사가 된 사연

국민일보 1호 신문 소장한 최훈조 원로목사, “조용기 목사 가장 존경해”

최훈조 원로목사가 국민일보 창간 소식을 전한 호외신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안성타워에서 만난 최훈조(70) 드림교회 원로목사는 그동안 서재에 쌓아 놓았던 국민일보 신문과 조용기 목사의 저서, 넥타이, 기사 스크랩 등을 펼쳐 놓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최 목사의 트레이드마크는 빨강 스카프다. 늘 화려한 의상에 중절모를 착용하고 다닌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1988년 12월 10일 국민일보 창간호와 창간 소식을 알린 호외신문을 소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누렇게 탈색 되어버린 신문이 가보로 전해온 그 어떤 보물보다 소중하다”며 국민일보 창간호 신문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국민일보에서 원하면 기증할 수 있다고 했다.

최훈조 원로목사가 1988년 12월 10일 창간된 국민일보 1호 신문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최 원로목사는 누렇게 변한 국민일보 창간호가 어떤 보물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최 목사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소장품은 조용기 목사 설교 레코드판이다. 1970년대에 제작한 레코드판을 6만원에 구입했지만 지금은 수백만 원을 줘도 팔지 않겠다고 한다. 특히 조용기 목사가 생전 입었던 양복(안주머니에 조 목사 싸인 있음)과 넥타이를 착용하며 많은 애제자가 있지만 그들보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은 크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최 목사는 상황이 허락된다면 소장하고 있는 국민일보 신문과 조용기 목사 물품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70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산 고신대 성악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만학도다. 2021년 1학년 기말시험(3곡 독창)에 테너 하이C까지 올라가는 최 목사의 목청에 심사위원 9명 전원이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며 감탄을 자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최 목사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라며 복식호흡 테스트 때 아령 10㎏을 배 위에 올려놓고 오래 버티는 훈련이 있었는데 손자뻘 되는 학생들보다 더 오래 버텨 학교에서는 인기남으로 통한다고 한다. 최 목사는 검정고시 합격 후 늦깎이 나이(47세)에 대전 한남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해 대통령상까지 수상했으며 한남대 대학원까지 졸업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이런 최 목사의 삶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여섯살에 어머니가 소천한 후 아버지가 재혼을 두 번이나 더 했다. 12세에 세 번째 새 엄마가 집에서 쫓아내어 친구 집으로 전전긍긍하다가 친구의 전도로 처음 교회갔던 날 성령 체험을 했으며 15세에 서대문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목사의 설교에 매료돼 목사가 되게 해 달라고 매일 기도를 드렸다. 그 결과 26년 만에 성결교단 목사안수를 받았다. 45년 동안 목회자의 삶을 살아오면서 부산에서 2개 교회를 개척했다. 1981년 부산 해운대구 꿈과 행복의 교회(현 드림교회)를 개척하여 38년간 담임으로 목회를 하다가 2019년 조기 은퇴하여 현재 드림교회 원로목사로 섬기고 있다.

고신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후 첫 독창회를 교도소에서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재소자들이 희망을 상실한 시대에 열악한 환경을 뛰어넘어 꿈을 꾸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찬양집회 사례금으로 청소년희망사역, 미자립교회 세미나, 선교사 300명 파견, 교도소사역에 전액 기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30년 전 부터 온누리TV 큐티를 영어, 중국어, 일어로 공부하고 있으며 성악과 부전공으로 라틴어, 이태리어, 불어를 10시간 이상 공부한다고 했다.

최 목사는 앞으로 성악하는 목사로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불신자 전도 사역에 온 힘을 쏟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 목사는 늘 주님 앞에 서 있는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 신앙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부산 = 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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