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엇갈린 애플페이 효과 "수익성 글쎄" VS "판 바꿨다"
단기 실적 보탬은 의문
비접촉 결제시대 판 열어…MZ 선점 가능성↑
현대카드가 미국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애플페이를 국내에 들여오자 그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규 회원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실적에 보탬이 되는 결제액은 업계 평균 증가폭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페이 도입이 단기간 실적 향상을 넘어 비접촉식 결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원 수 '대박', 결제액은 '평타'…수익성 '글쎄'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출시한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20일까지 한 달 동안 신규 발급 카드수는 35만5000장(신용 23만7000장, 체크 11만8000장)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한 규모다.
애플페이가 출시된 달에만 20만장 넘게 카드가 발급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대카드 신규 회원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 11만2000명 대비 81%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 전체 신규 회원수가 전월 대비 6.9%(62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증가세다. 신용카드 해지 회원수도 5만5000명으로 전월(7만2000명)보다 23.6% 줄었다.
다만 이들이 실제 현대카드 실적에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다. 회원수가 늘어난 만큼 이용액이 급증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29조3077억원으로 전월 대비 54.6% 늘었다. 이는 전업 8개 카드사 평균 증가율 53.7% 대비 1%포인트도 채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결제 가능 매장이 아직 한정적인데다 카드당 결제액도 적은 편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에 결제액의 0.15%가량을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는 데다 각종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재무적인 성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에 서둘러 뛰어들지 않는 것도 비슷한 지점을 고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접촉식 결제'로 판 바꿔…미래 선점 가능성
그럼에도 현대카드가 끼친 영향은 적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앞으로 업계 전체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시대를 불러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단순 NFC 기술 도입을 넘어 국제 표준으로 쓰이는 EMV 컨택리스 결제 방식의 대중화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MV 컨택리스는 국제 결제기업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가 개발한 NFC기반 결제 방식이다. 영미권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 전세계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를 단말기에 긁거나 꼽지 않고 교통카드나 삼성페이처럼 단말기 근처에 가져가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일찌감치 EMV 컨택리스 결제 방식을 도입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기점으로 신용카드 결제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2017년 2월부터 이같은 컨택리스 결제 가능 신용카드를 발급해 왔다. 해외에선 현대카드로만 이처럼 갖다 대는 결제를 사용할 수 있었던 셈이다. 첫해 이미 컨택리스 신용카드 발급 비율이 80%를 웃돌았고 올해 들어서는 이 비율이 99.8%에 이른다. 국내 신용카드사 대다수가 컨택리스 신용카드 발급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카드 측은 "당시 NFC단말기가 아닌 마그네틱이나 IC 칩을 이용한 결제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보편화돼 있는 국내 상황상 컨택리스 신용카드를 발급하더라도 제작 비용만 증가시킬 뿐 대중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기피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럼에도 불필요한 접촉이 필요하지 않은 이 방식이 가진 장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를 통해 이같은 비접촉 결제를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 MZ(밀레니얼+Z)세대다. 애플페이 출시 이후 한 달간 신규 회원 중 중 20대 비중은 51%에 달했다. 30대도 28%로 2030세대가 80%에 육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적에 보탬은 안 될 수 있어도 향후 미래 주요 수요층을 선점할 수 있는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다만 다른 카드사들도 이같은 방식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된 차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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