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쇼크 이어 제조업쇼크 "獨 하반기 경기침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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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쇼크에 이어 제조업 쇼크에 노출된 독일 경제의 엔진이 급속히 식어가고 있었다.
최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들로 이런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올 하반기 독일이 경기 침체로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 경제가 갈수록 더욱 둔화해 올 하반기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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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쇼크에 이어 제조업 쇼크에 노출된 독일 경제의 엔진이 급속히 식어가고 있었다. 최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들로 이런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올 하반기 독일이 경기 침체로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은 3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12개월 내 최대 감소 폭으로, 시장 예상치(-1.3%)를 크게 밑돈 것이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부품(-6.5%), 건설(-4.6%), 기계·장비(-3.4%) 산업군에서 생산 부진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공장 주문도 -10.7%로,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보다 배 이상 낮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2.3%)와 비교하면 쇼크 수준이다. 독일 대표 상업은행 코메르츠방크의 랄프 솔빈 애널리스트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독일 공산품(자동차, 기계)에 대한 수요를 짓누른 결과"라며 "지난겨울 침체 예측을 가까스로 면한 독일 경제에 올 하반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 현장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대표 완성차 업체인 BMW는 지난 4일 실적 공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 전망이 여전히 안갯속이라 경고했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수요 위축이 올해 업계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자재와 물류비용 등 생산 원가 상승도 기업을 짓누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 둔화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 감소로 생산이 부진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로 들이닥친 에너지 위기와 고물가 상황이 겹치면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물가상승률은 4월 기준 7.2%까지 치솟았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0.5%대였던 독일의 물가는 최근 2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라는 침체의 '기술적 요건'에는 부합하는 상황이 된다. 독일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0.5%로 역성장했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카르스텐 브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낮은 산업생산을 기록하면서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 분기 대비 0% 정체한 속보치에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 경제가 갈수록 더욱 둔화해 올 하반기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가 기대하는 '연간 0.4% 성장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이번 경제지표가 나오기 직전 발표에서 올해 공식 성장률 목표치를 0.4%로 올려 잡았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부가 내놓은 에너지 보조금 정책이 침체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0.2%에서 0.4%로 올린 바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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