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40년 만에 지적장애 알게 된 아내 “남편 원망스러워” 눈물

박로사 2023. 5. 9. 09: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화면 캡처

40년 만에 지적 장애를 알게 된 아내와 학교폭력의 아픔을 가진 남편의 사연이 공개됐다.

8일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여태껏 출연했던 부부들과 사뭇 다른 부부가 등장했다. 서로의 빈 곳을 채워줄 마지막 한 조각 같은 사람인 줄 알았지만, 자꾸만 엇갈리고 있다는 퍼즐 부부에게 오은영 박사의 특별 진단이 내려졌다.

남편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집에 혼자 남은 아내는 식사도 거른 채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삼매경이었다. 평소에도 남편과 같이 먹는 게 편해서 남편과 저녁 식사 전까지 한 끼도 먹지 않는다는 아내. 누워만 있던 아내가 몸을 일으켜 찾아간 곳은 남편 직장 맞은편에 있는 한 무인 카페였다.

카페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오늘 여자 직원 나왔어?”, “오빠 주위 왔다 갔다 (하면서)보여줄 수 있어?”라며 심상치 않은 질문을 던졌고, 남편도 익숙한 듯 여자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아내는 남편의 직장에 여자 직원이 있다는 이유로 남편이 퇴근하기까지 4시간 이상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사실 남편은 일하는 곳에 자꾸 찾아오는 아내를 신경 쓰다가 뜨거운 음식에 손을 데일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이다. 다시 한번 아내에게 더 이상 직장에 찾아오지 말라고 말을 꺼내봤지만, 아내는 “찔리는 게 있으니까 오지 말라는 거잖아”라며 오히려 남편을 다그쳤다. 아내는 자신도 왜 남편을 의심하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사실 아내는 재혼으로,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된 것이 큰 상처로 남았다고 고백했다. 아내의 사연을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현남편을 의심하는 데는 물론 전남편의 외도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내가 갖고 있는 ‘불안’을 이해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남편을 믿지만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의부증이 아니며, 아내 의심의 본질엔 버려져서 혼자 남게 될까 봐 두려운 ‘유기불안’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내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조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유일한 보호자였던 삼촌에게마저 노동력 착취를 겪으며 제대로 된 교육과 보살핌을 받지 못 한 채 자랐다. 이 때문에 혼자 남겨질 거란 두려움이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저녁, 아내는 집 앞에서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렸다. 아내는 남편이 마중을 못 나오게 하는 이유로 “창피스러운 것도 있잖아”라고 말했다. 아내가 스스로를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년 전, 남편의 권유로 받은 장애 진단 검사에서 지적 장애 판정을 받았기 때문. 

아내의 지적 장애 판정 고백에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MC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40년 동안 자신의 장애를 모르고 살았기에 아내에게 더 청천벽력 같았을 지적 장애 판정. 검사를 2번이나 권유한 남편에게 아내는 “(남편 때문에)장애 판정 받은 거잖아, 차라리 이혼하자고 하든가”라며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남편은 장애는 창피한 게 아니라며 아내를 달래지만, 아내는 남편을 향한 원망과 속상함 때문에 한참이나 눈물을 흘렸다.

아내의 지적 장애 판정으로 남편도 심경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 남편은 과거 건강 악화로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만약 또 쓰러지게 되면 아내에게 보호자가 없는 것이 염려됐다고 말했다. 장애 판정을 받으면 국가에서라도 아내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장애 진단 검사를 추진했다고 말하며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새벽까지 홀로 잠들지 못하는 남편의 사연도 공개됐다. 남편은 학교폭력 피해자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때문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학교폭력은 자아상, 문제 해결 능력, 대인관계 등 모든 곳에 치명상을 입히기 때문에 “정말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게 된 이유가 남편이 이런 상처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아내는 남편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위로가 되는 존재라고 분석했다. 아내와 남편은 스튜디오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의 상처를 위로했다. 서로의 과거를 이해하고 아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오은영 박사와 MC들도 연신 눈물을 훔쳤다.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