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풍계리 4번 갱도 공사, 추가 핵실험 포석…임박 징후는 없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보수 공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추가 핵실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진단했다. 다만 북한의 7차 핵실험은 3번 갱도에서 실시될 것이지만 아직 임박 징후는 없다고 평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하이노넨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그 장소는 4번이 아닌 3번 갱도가 될 것”이라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정황이 발견된 이후 대부분의 작업이 3번 갱도 인근에서 벌어졌고 훨씬 진전된 핵실험 준비 상황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위성사진에 포착된 4번 갱도 움직임과 관련 “한동안 진행됐던 것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라면서 “실제 핵실험의 갱도 굴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건설 공사 등 제반 작업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갱도 굴착을 시작하면 (갱도 인근) 작은 강 건너편으로 운반해야 할 재료나 암석 덩어리, 폐기물 등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도랑이나 작은 개울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북한이 4번 갱도의 굴착을 위한 준비 작업 정도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7차 핵실험이 실시된다면 3번 갱도에서 이뤄지겠지만 현재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핵실험 임박 징후로 평가받는 핵실험 제어 및 측정 건물이 아직 보이지 않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건물을 반드시 재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도 “일반적으로 핵실험 시 폭발력과 성공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건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과 물자, 장비의 이동이 포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4번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4번 갱도의 무너진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 보수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완공됐으며, 갱도 입구 주변 작은 건물 2채가 새로 건설됐다고 전했다.
이어 4번 갱도에서 포착된 새 움직임이 북한의 핵실험 능력을 더 확장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전략적 기만전술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은 다양한 핵탄두를 생산하고 있다”며 추가 핵실험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 4번 갱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3번 갱도는 전술핵 개발을 위한 50~120kt(킬로톤·1kt은 TNT 1000t 폭발력) 정도의 폭발을 감당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데 비해 4번 갱도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수소폭탄 실험 등 여러 다른 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3번 갱도는 규모가 작고 갱도 안에 핵실험 가능 지점이 2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실제 핵실험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풍계리 핵실험장 유지·보수 작업을 통해 외부 세계에 핵 억지력을 과시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등 7차 핵실험을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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