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키트부터 감기약까지…연이은 품질논란
동아제약은 어린이 감기약에서 '진균' 과다 검출
대원제약은 현탁액 '상분리' 의혹
"자연스런 현상, 문제 없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급성장한 자가검사키트와 감기약 산업이 갑작스러운 품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규제 당국에서 오염 또는 미생물 과다 검출 등을 이유로 제품의 폐기나 제조 중단을 요구하는 등 연쇄적 악몽이 빚어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파일럿 코비드19(Pilot COVID-19)'의 일부 제품을 세균 감염을 이유로 폐기하도록 권고했다. 파일럿 코비드19는 2021년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아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로슈진단을 통해 미국에 공급해 온 제품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으로만 허가받은 제품이어서 전량 수출되고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FDA는 총 44개의 로트 번호 제품에서 시액이 세균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의료진과 소비자에게 사용을 중지토록 경고했다. 더불어 해당 시액에 직접 닿을 경우 면역저하자들에게 안전성 우려가 있고, 접촉 후 발열, 결막염 등의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오염된 시약으로 검사할 경우 위양성·위음성 등 잘못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로슈진단은 해당 로트 번호 제품에 대한 자발적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제품 품질 논란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동아제약과 대원제약에서 만드는 어린이 감기약에서도 품질 문제가 불거지며 식약처가 조사에 착수하거나 제품의 유통을 금지한 상태다.
동아제약의 어린이 해열제 '챔프시럽(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은 제조·판매가 식약처에 의해 중지된 상태다. 지난달 일부 제품에서 갈변 현상이 나타났다는 소비자 민원이 발생하면서 동아제약에서 일부 제품에 대한 자발적 회수 조치를 진행해왔지만 이와 관련한 식약처의 조사 과정에서 일부 제품에서 갈변 외에도 미생물 한도를 넘어서는 부적합이 발견되면서 제품 전체에 대한 회수까지 이뤄지게 됐다.
챔프시럽은 무균 주사제가 아닌 '비무균제제'인 시럽제인 만큼 일정 수준의 미생물 검출이 허용된다. 하지만 검사 과정에서 효모, 곰팡이 등의 '진균'이 기준을 넘어 검출되면서 전체 회수까지 이어지게 됐다. 다만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큰 대장균, 살모넬라 등의 병원성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도 식약처는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제조번호는) 검사 과정에서 미생물 시험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며 "전체적인 원인 분석이 필요하겠다는 판단하에 전체 제품을 회수한 후 제품의 적합성, 제조·품질관리의 적절성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변에 대한 원인 조사는 별도로 아직 진행 중이다.
하지만 챔프시럽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 감기약의 품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원제약이 만드는 '콜대원 키즈 펜시럽(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상분리' 의혹도 제기됐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시럽 첨가제가 따로 지나치게 뭉쳐진 상분리 현상이 나타나, 만약 약을 나눠 섭취할 때는 자칫 약물 과량 투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콜대원의 경우 '현탁액' 제품의 특성상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임에도 지나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현탁액 약품 제조 업체 관계자는 "애초에 섞이기 힘든 성분을 복용하기 편하게 한 게 현탁액 시럽인 만큼 상분리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나눠 복용하더라도 흔들어서 잘 섞으면 괜찮은데 일부에서 지나친 불안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관련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조사에 착수한 식약처 역시 현탁액 자체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잘 섞어 균질하게 해 쓰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적합 판정된 제품만 출하하고 있다"며 "식약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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