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곡물협정 종료’ 우려에 사료株 급등

손선희 2023. 5.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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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다시 막힐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사료 관련주가 폭등했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히자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식량위기 우려가 확산했다.

만약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또다시 막히면 올 들어 그나마 안정세를 보였던 밀·콩·옥수수 등 세계 곡물가격이 다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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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곡물협정 내주 만료 예정…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 불안
곡물가 상승·하락 주기 약 2년7개월…곡물가 하락 전망도

세계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다시 막힐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사료 관련주가 폭등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한제당 주가는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4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60% 가까이 오른 것이다. 대한제당은 지난해 총 1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약 20%가 배합사료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대한제당뿐만 아니라 한일사료(21.01%)·팜스토리(15.38%)·한탑(14.76%)·고려산업(13.72%) 등 사료 관련 기업 주가가 하루 새 두 자릿대로 뛰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내 사료주가 급등한 배경은 내주 만료될 예정인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등 주요 기초 곡물의 세계 최대 공급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히자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식량위기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유엔(UN)·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동참한 가운데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4자 간 흑해곡물협정이 지난해 7월 첫 체결됐다.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연장됐다.

문제는 오는 18일 기한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러시아 측이 협정 재연장에 비협조적이란 점이다. 특히 러시아 측은 서방 국가들의 전방위적 경제 제재, 특히 국제 은행 간 송금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러시아 주요 은행을 퇴출시킨 조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만약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또다시 막히면 올 들어 그나마 안정세를 보였던 밀·콩·옥수수 등 세계 곡물가격이 다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지난 두 차례의 협정 연장 과정에서도 막판까지 끌다 결국 연장되는 등 협상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단기 주가 급등을 노린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협정 연장 시기를 전후로 관련 종목의 주가 급등락 사례가 반복되기도 했다. 또 장기적으로 보면 곡물 가격은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평균 상승·하락 주기가 약 2년7개월인 곡물가 장기 트렌드를 참고하면 상반기 중 곡물가가 하락기에 접어들 확률이 높다"라며 "실제 투기적 세력의 롱(매수) 포지션도 눈에 띄게 감소 중이며 선물 가격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농림부도 최근 발표한 '곡물가 장기 전망'에서도 주요 곡물가가 올해를 기점으로 2032년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특히 최근 1년 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컸던 만큼, 중장기 낙폭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곡종 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3분기부터 소맥을 중심으로 하락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내년 4분기부터는 모든 곡물 투입가가 전년 동기 대비 유의미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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