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가족, 아들 옷 바꾸려다 참변…홀로 남은 6살 큰 충격"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인교포 일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아이의 옷 사이즈를 교환하기 위해 사건 당일 쇼핑몰을 찾았다고 한다. 현재 이 가족을 기리기 위한 모금 페이지도 개설된 상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 희생자 가운데 한인교포 가족 3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현지 영사관 출장소를 통해 확인됐고, 지역 한인 매체는 이들이 조규성(38)·강신영(36)씨 부부와 이들의 자녀인 3세 아이라고 보도했다.
8일 미국의 모금·후원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이들의 영어 이름 실명, 가족사진과 함께 장례 절차 등에 도움의 손길을 모아달라는 모금 페이지가 만들어졌다.
이 페이지 작성자는 "우리는 이 가족의 친구들"이라며 "이 페이지는 희생자들의 장례식과 그밖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가족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어떤 기부든 감사히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 규(조규성씨)와 신디(강신영씨), 윌리엄(큰아들), 제임스(작은아들)는 앨런 아웃렛을 방문했다"며 "윌리엄은 나흘 전에 6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제임스는 3세다. 그들은 윌리엄이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그곳(아울렛)에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디와 규, 3살 제임스는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에 포함됐고, 가족은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며 "(병원)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6살 아들 윌리엄은 이 끔찍한 사건에서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고 했다. 윌리엄의 경우 신체적 부상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이지만, 큰 정신적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이민자 부부, 한인 사회서 좋은 평판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숨진 조씨·강씨 부부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교포로, 한국어를 더 편하게 썼다고 한다.
조씨는 변호사로, 강씨는 치과의사로 현지에서 자리 잡아 좋은 평판을 얻었고, 한인 교회를 다니며 봉사활동 등 각종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변호사 사무실 사이트 소개란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댈러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민법은 가장 열정을 갖고 있는 분야로, 1990년대 초 이민자로 살았던 제 경험을 법률 지식과 결합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우려 노력한다"고 적혀있다.
또 "여가 시간에는 교회 활동에 참여하고, 두 아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 36분쯤 댈러스 외곽 앨런의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한 무장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범인도 현장에서 사살됐다.
수사 당국은 총격범이 온라인상에 올린 게시물 등을 토대로 극단적 인종주의에 기반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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