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감독이 그릴 수원의 '병수볼'은? "선수 파악이 우선"

김우중 2023. 5. 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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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 블루윙즈 김병수 신임 감독이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K리그에 '병수볼'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병수(53) 수원 삼성 감독의 취임사는 신중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은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김병수 감독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지난 4일 수원 제8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의 첫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김병수 감독은 지난 2008년 영남대를 이끌며 대학 무대를 평정하고, 2018년 강원FC 부임 후 '병수볼' 열풍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전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수원이 리그 최하위(12위)인 만큼, 김병수 감독의 구상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은 "선수 파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원은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억지로 강요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수단 분위기 개선에 대한 결연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상식에서 빠르게 변화되는 건 없다. 결과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상견례 중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자고 얘기했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장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병수 감독은 "우리가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다음 얘기다. 중요한 건 이기든 지든 함께 뭉쳐서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게 우리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수 감독에게도 수원 지휘봉을 잡는 건 커다란 도전이다. 지난 2021년 강원FC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직 수락이)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면서도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병수 감독이 가장 애먹었다고 밝힌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선 "여러 후보와 접촉했지만, 당장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코치가 적합하다고 봤다. 주승진 스카우트를 수석 코치로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은 "오장은 코치, 주닝요 피지컬 코치 역시 훈련 연속성을 위해 유임한다"고 덧붙였다.

주승진 스카우터가 수석 코치 역할을 하며 김병수 감독을 보좌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감독 대행 시절 주승진 코치의 모습. IS포토

지난달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대구FC의 경기. 수원 서포터스석에선 여전히 뒤집힌 걸개가 걸려 있다. 수원=김우중 기자

수원은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러 여전히 서포터스석 걸개는 뒤집혀 걸려있다. 구단을 비난하는 걸개만이 정 위치로 걸려 있다. 수원 선수들 역시 팬들의 분노를 알고 있다.

위기의 수원은 반전 카드로 김병수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위기의 명가' 전북을 상대한다. 전북도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감독이 사퇴한 상태다.

화성=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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