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정부 출범 1년, 개혁 성과 내려면 일방주의 벗어나야

2023. 5. 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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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정부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대표체제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 더 속도를 내고,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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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정부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북한과의 대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겠다는 외교 안보 노선은 폐기했다. 대신 한·미 중심의 가치동맹을 추진하고, 경색됐던 한·일 관계도 먼저 손을 내밀며 개선을 시도했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는 한·미 연합훈련 강화로 맞섰다. 경제적으로 소득주도 성장 대신 민간 주도 시장경제 노선을 채택했다. 특히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핵심 과제로 천명했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법치주의 기조 아래 노조의 구태 척결에 나섰다. 청와대를 없애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탈권위 행보를 선보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성적표는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대 초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이 길어져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8년 만에 대만에 역전당했다. 고환율과 고금리, 고물가의 3고 현상으로 국민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국민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집권 2년 차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경제 활성화였다. 정치는 최악의 대결 구도가 계속됐다. 과반 의석을 쥔 더불어민주당은 ‘무조건 반대’를 일상화했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계속됐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를 포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집권 초 자중지란에 빠져 국민을 실망시켰다. 전당대회를 통해 김기현 대표체제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혁과 변화에는 저항과 반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려면 반대 세력을 설득하거나 타협을 통한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윤석열정부는 이 지점에 멈춰 서 있다.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변화를 만들어갈 동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많은 국민이 정부의 개혁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천 능력에는 의구심을 보인다. 대화와 타협이 없는 일방주의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 더 속도를 내고,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속도 조절과 방향 수정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반대 세력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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