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기 목사의 플랜팅 시드] <7> 핵심 가치 정한 뒤 예배를 디자인하라
개척은 준비다. 준비해야 승부를 걸 수 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교회를 디자인하는 것이 첫 단계다.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목사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교회를 생각해야 교회 이름도 지을 수 있다.
교회 이름은 새로운 것이 좋다. 촌스럽지 않게 그러나 자신의 목회 철학이 담긴 이름을 짓기까지 심사숙고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교회 이름이 정해지면 그 이름에 맞는 핵심 가치를 만든다. 핵심 가치는 교회의 설계도다.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는 ‘LIGHT’에 맞춰 5가지 핵심 가치를 만들었다. 많은 고민과 기도가 필요한 시기다. 핵심 가치 찾기는 임대 공간을 찾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교회 이름과 핵심 가치가 정리되면 그만큼 교회 비전과 가야 할 방향이 명확해진다. 목회의 방향과 존재 가치가 분명하게 전해지도록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핵심 가치를 준비한 후 예배를 디자인한다. 예배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다. 찬양과 기도, 말씀과 결단을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한다. 라이트하우스 서울숲은 특별하게 ‘그리팅(greeting·안부)’이라는 시간을 갖는다. 성도들이 예배당에 들어올 때 그날 설교의 핵심 주제를 나눠주고 두 가지 정도 질문을 준다. 성도들은 자리에 앉아 예배 전에 질문을 고민한다. 성도들은 찬양 한 곡을 한 뒤 서로 인사하며 그 질문에 서로 답을 나눈다.
예배를 고민하고 준비하라. 충분히 준비하는 게 효과적이다. 큰 교회 예배를 답습하지 말고 개척교회 예배에 맞는 예전을 준비하는 게 좋다. 라이트하우스 해운대는 주일에 찬양 통성기도 말씀 통성기도 축도만으로 예배를 마친다. 집중이 잘되는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예정이면 그 점도 고민해 예배를 준비한다. 개척 교회 예배에서 어려운 부분이 찬양이다. 인도자는 없고 악기 준비도 쉽지 않다. 최근엔 소수의 예배 인원들이 유튜브를 틀고 편집해 같이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속상해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
만약 예배 처소를 임대했다면 인테리어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예배 처소를 주일만 빌리는 방식이더라도 입구와 주보를 받는 지점, 앉는 좌석까지 성도들이 불편하지 않으면서 새롭게 느끼도록 준비해야 한다. 조명을 어둡게 했다가 첫 찬양할 때 불을 켜는 방법, 예배 전체를 낮은 조도 가운데 진행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성도 양육은 어떻게 할지 개척 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러 교재를 참고해도 좋고 자신이 직접 준비해도 되지만 중요한 건 새가족 교육, 정착 후 교육이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척은 교회 하드웨어로는 승부를 걸 수 없다. 탁월한 소프트웨어와 담임목사, 성도와의 가까운 관계가 큰 매력이다. 준비 과정에서 기존 교회가 하는 것을 다 좇지 말라. 할 수 있는 것만 하되 준비를 할 때 조금의 변화만 주어도 새롭게 느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예배는 쉽게 늘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 주일에 집중한다. 그러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쉬고 운동하고 취미 생활도 하자. 길게 보고 자신을 향한 준비와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주 하루나 반나절 정도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꼭 갖도록 한다. 특별히 서점을 추천한다. 여러 책들을 훑어보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누구도 교회를 떠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목사를 떠나는 것이다. 이는 성도들이 목사를 찾고 있음을 방증한다. 준비된 목사가 돼야 성도들이 온다. 자신만의 메시지가 준비되고 목회 방향이 정확해야 한다. 세미나를 다녀와 목회 방향이 바뀌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개척 초기에 준비해야 하는 것을 철저하게 준비하자. 무엇보다 돈으로 준비할 수 없는 것들에 주목하자. 준비할 게 생각보다 많다. 저렴한 방법으로도 예배 처소가 근사해질 수 있다. 많이 보고 발품을 팔고 최선을 다하자. 그러나 절망하지 말고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작은 일에 충성할 때 좋은 열매가 맺어질 것이다.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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