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경지에 오른 시계
아직 늦깎이 봄이 찾아오지 않은 3월 초, 마지막 눈발이 흩날리는 프랑스의 쿠르슈벨에서 루이 비통이 세 가지 신작 워치를 공개했다. ‘땅부르 피어리 하트 오토마타(Tambour Fiery Heart Automata)’, ‘땅부르 오페라 오토마타(Tambour Opera Automata)’, ‘땅부르 문 플라잉 뚜르비옹 제네바 인증(Tambour Moon Flying Tourbillon Poinon de Genve)’ 시계가 그 주인공. 관록과 창의력이 빛을 발한 시계들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루이 비통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u Temps Louis Vuitton)에서 장인들의 노하우를 그대로 녹여내 완성한 작품들이다. 각기 다른 아이디어와 정교하고 섬세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이 시계들은 루이 비통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의 방점을 찍는 도약체로 떠오르며 다시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시와 분을 표시하는 서브 다이얼 바깥으로 가시들이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며, 4시와 12시 방향에 자리한 장미엔 모노그램 플라워가 동시에 회전한다. 또 9시 방향에 자리 잡은 하트 모양은 하트가 열리는 순간 ‘Sweet but Fierce’라는 메시지를 드러내며 장미의 위험한 아름다움을 조명했다. 마지막으로 6시 자리에는 플라잉 뚜르비옹이 1분에 한 바퀴 돌며 초를 보여주고, 루이 비통의 정교한 하이 워치메이킹 기술을 화려하게 뽐낸다.
케이스에는 눈과 턱이 움직이는 가면과 함께 강인함과 고귀함을 상징하는 용, 지혜와 권위를 의미하는 부채, 행운을 뜻하는 구름, 그리고 악귀를 물리치는 조롱박을 담았다. 그런가 하면 화려한 스토리를 담은 이 시계에서 시간은 미닛 메커니즘을 통해 표시된다. 2시 방향에 용의 머리를 묘사한 푸시 버튼을 누르면 극이 시작된다. 다이얼에 용의 머리가 변검 위로 올라오면 이마로 가리던 점핑 아워가 모습을 드러내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용의 꼬리는 부채 위에 레트로그레이드 미닛이 돼 분을 알려준다.
이때 가면의 표정이 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집중해야 한다. 왼쪽 눈썹과 눈꺼풀, 오른쪽 눈동자가 모습을 바꾸고, 이와 함께 턱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변검의 표정을 수시로 바꾸는 것. 변검이라는 신비로운 예술을 지름 46.8mm의 작은 시계에 구현한 한 편의 천극과도 같은 작품이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는 귀금속 중 하나. 메종의 엔지니어들은 가장 순수한 금속 산화물을 만드는 방법을 연마해 형광색처럼 보이는 반투명 컬러의 합성 사파이어를 만들었다.
거의 연금술에 가까운 기술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얼에서는 LV90 핸드와인드 기계식 무브먼트에 모노그램 플라워 모티프 디자인이 돋보이는 오픈워크 캐리지의 플라잉 뚜르비옹, LV 로고를 형상화한 사파이어 브리지를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시원하게 드러낸 자신감 있는 자태에서 하우스의 기술력과 예술적 기교가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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