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주름 개선부터 성인병 예방까지‘신개념 단백질’ 콩의 효능 주목

2023. 5. 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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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호르몬’ 콩의 영양학적 가치, 다양한 실험에서 입증

콩 중심 다이어트에서 체중 7kg ↓
혈당 조절 등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
남성 전립선 비대증 발병률도 낮춰

최근 콩이 식물 단백질의 역할을 넘어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효능이 알려지며 콩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대두에서 유래된 플라보노이드계 물질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 및 생물학적 작용이 유사해 ▶주름 개선 ▶인지 개선 ▶갱년기 증상 완화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의 이소플라본이 ‘식물 호르몬’으로 불리는 이유다. 현대인의 취약점을 보완하며 신개념 단백질로 부각되고 있는 콩의 효능을 소개한다.

최근 콩이 식물 단백질의 역할을 넘어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효능이 알려지며 콩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 미국대두협회]


다이어트·심장건강·인지기능에 도움


단백질 지렛대 가설(protein leverage hypothesis)에 의하면 사람은 다른 식이 구성 요소보다 식품 단백질 소비를 우선시하고 단백질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섭취를 계속해 단백질 함량이 낮을 때 식품의 섭취가 증가한다. 즉 몸에 단백질이 충분히 채워질 때까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2005년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12주간의 임상실험 결과, 단백질 섭취를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15%에서 30%로 늘리고, 탄수화물의 섭취를 50% 수준으로 줄인 경우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증가시키면서 체중과 체지방이 감소했다.

그렇다면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콩으로 채우면 어떨까. 그 결과는 보다 드라마틱하다. 2003년 유럽에서 35~65세 비만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콩 중심의 저칼로리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12주간 진행한 결과, 콩을 섭취한 실험군의 경우 체중 총 7kg이 줄고, 총콜레스테롤 및 LDL-콜레스테롤이 효과적으로 감소했다.

콩이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1999년 미국 FDA가 콩 단백질의 섭취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강 강조 표시(유용성 표시)를 승인한 이래 한국·일본 등 11개 나라에서 유사한 건강 강조 표시가 허용됐다. 실제로 콩에 존재하는 각각의 성분이 혈관기능장애와 관련이 있는 혈압·염증·LDL-콜레스테롤의 감소(억제)와 혈당 조절에 개별적 효과를 보이며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 여러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콩은 인지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콩의 이소플라본 섭취 효과를 분석한 10개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 이소플라본 섭취는 폐경기 여성의 단어 기억, 시각적 기억, 언어 기능, 작업 처리 속도 등 전반적 인지 기능을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연구진이 노인 6000여 명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콩 식품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노인의 우울증 발병 위험성은 감소했다. 또한 콩은 심장과 인지기능 개선, 우울증 발병률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 콩 섭취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이로운 콩


콩에 대한 대표적 오해는 여성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콩은 남성 전립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콩을 섭취하고 채식을 하는 집단에선 전립선 비대증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전립선암 발병률 역시 낮게 관찰된 여러 실험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실제로 남성 10만 명 기준으로 전립선암 발병률을 살펴보면, 콩을 많이 섭취하는 일본은 26.6 명 정도가 발병했고, 미국은 흑인 178.8명, 백인 112.3명으로 보고됐다.

콩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는 사실은 가장 많이 알려진 효능이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는 천연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체 역할을 한다. 오사카에서 2018년 진행한 실험 결과, 콩에 포함된 인지질 성분인 레시틴을 하루에 1200mg씩 8주간 섭취한 그룹의 갱년기 여성 96명은 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피로감이 줄고 이완기 혈압이 감소하는 등 갱년기 증상이 완화됐다.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에도 콩은 효과적이다. 콩의 이소플라본 섭취가 폐경기 에스트로겐 감소에 의한 골 흡수 증가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콩은 피부 노화도 늦춘다. 일본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매일 콩 이소플라본 40mg을 섭취한 결과, 섭취 8주 후부터 이소플라본 섭취 그룹의 피부 탄력성이 향상됐고 눈가 주름은 12주 경과 후 개선됐다.

어린이에게 콩은 어떨까. 미국의 경우 조제분유 시장의 20~25%가 콩 유아식으로, 2000만 명 이상의 영유아가 태어난 첫해 콩 조제분유를 섭취했다. 국내 어린이 15만3841명을 대상으로 2008~2017년 추적 조사한 결과, 콩 조제분유와 다른 조제분유를 섭취한 두 그룹 간에는 성 조숙 개시 시기 등 모든 항목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콩 식품이 어린이의 성장 발달을 안전하게 돕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처럼 콩은 남녀노소 및 모든 세대에 걸쳐 훌륭한 영양학적 가치를 선사한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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