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보험 가입 월 10만명 증가?…‘외국인’이 채웠다
생산·수출이 부진한 경기 흐름 속에서도 제조업 분야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2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착시 효과’를 덜어내 분석하면 제조업 고용의 현실은 여전히 암울한 상태였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10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35만5000명(2.4%) 증가했다. 이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0만4000명 증가한 영향이 크다. 전 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올 1월 6만4000명에서 2월(8만4000명), 3월(10만2000명)로 매월 꾸준히 확대됐다.
얼핏 제조업 분야 고용이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고용허가제(E9·H2 비자) 외국인 근로자 통계가 만들어낸 착시 효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고용허가제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제도로, 올해부터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보험에 당연 적용된다.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은 역대 최대인 11만명이다. 특히 90% 가까이가 제조업 분야에 집중돼 있다 보니 전체 제조업 고용 통계가 흐려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한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을 살펴보면 1월 1만8000명에서 2월 1만4000명, 3월 1만4000명, 4월 5000명으로 꾸준히 둔화했다. 통계상 수치와 달리 실제 내국인의 제조업 고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제조업 동향에서 외국인 효과를 걷어낼 경우 증가 폭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효과 제외 시) 조만간 마이너스로 갈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부진은 당분간 지속할 우려가 크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고, 무역수지도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효자 품목’ 노릇을 해온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달 41.0% 급감하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 결정적이다.
대외적인 제조업 수요가 위축되면서 생산도 악영향을 받았다. 지난 3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2% 증가하면서 3월(3.3%)보다 둔화했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로 35.1% 증가하면서 ‘깜짝’ 개선세를 보였지만, 정부는 최근 감소 흐름에 따른 기저효과와 계약 일정에 따른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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