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마무리 서진용 별명은 ‘미스터 제로’
올 시즌 1~2점 차 박빙의 승부에서 가장 강한 팀은 SSG 랜더스다. 2점 차 이내 경기에서 12승 4패를 거뒀다.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이 든든하게 뒤를 받친 덕분이다.
서진용은 올해 15경기에 등판해 1승 13세이브를 올렸다. 구원 성공률 100%. 세이브 2위 김원중(롯데·7개)에 큰 격차로 앞서 있다. 게다가 15와 3분의 1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서진용은 “항상 시즌 초엔 볼 스피드가 잘 안 나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올해는 달라졌다”며 활짝 웃었다.
프로 13년 차 서진용은 지난해 초반까지 셋업맨을 맡다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다. 그 결과 데뷔 후 처음 두 자릿수 세이브(21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막바지엔 다시 중간계투로 돌아갔다. 서진용은 “실패라면 실패였다. 그러나 내겐 좋은 기회였고, 많은 공부가 됐다”며 “처음엔 잘하다 끝까지 마무리를 못 맡은 게 아쉬웠다. 올해는 끝까지 좋은 밸런스를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용의 대표 구종은 포크볼이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뚝 떨어져 헛스윙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올 시즌엔 빠른 공 승부가 돋보인다. 지난달 21일 키움전에선 직구만 13개 던져 경기를 끝냈다. 시속 150㎞를 훌쩍 넘기던 데뷔 초만큼 볼스피드가 빠르진 않지만, 여전히 힘이 넘친다. 서진용은 “타자들이 포크볼을 노린다. 그래서 요즘엔 직구로 과감하게 승부한다. 볼스피드가 빨라져서 가능한 일이다. 나 스스로 놀랍다”고 했다.
올해 KBO리그는 ‘마무리 수난 시대’다. 소방수들이 승리를 날리거나, 부상 등의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한 팀이 많다. 하지만 서진용이 뒷문을 지키는 SSG는 다르다. 서진용은 “칠 테면 쳐보라는 자세로 더 세게 공을 던지니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실점 ‘0’의 행진을 이어가는 서진용에겐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이 붙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따와 ‘서즈메의 문단속’이란 표현도 나왔다. 서진용은 “멋있는 건 ‘미스터 제로’ 쪽이다. 다만 언제까지 갈지는 모른다”며 “문단속이란 표현이 재밌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팀 불펜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SSG는 현재 1위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부터 마지막 날까지 1위를 달리는 것) 우승을 이루면서 팀이 부쩍 성장했다”며 2연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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