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계 덕후들이 모이는 이 곳

2023. 5. 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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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 앤 원더스 2023에서 생긴 일

한 해 동안 주목하고 사랑받을 시계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워치스 앤 원더스 2023’.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6만6000m²에 달하는 부스에 총 48개의 메종, 125개국에서 4만3000여 명이 넘는 방문자들이 들러 명실상부 최고의 워치 페어로 자리 잡았다. 1주일 동안 이곳에선 1만 개 이상의 미팅이 이뤄졌고, 5만 잔이 넘는 커피가 제공됐다. 그만큼 전 세계 사람들의 시계에 대한 열망과 관심이 정점이라는 얘기. 에디터는 이 뜨거운 시간을 오롯이 시계와 함께했다. 올해 제네바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ICONIC BOOTH

6만6000m²의 전시장 안에는 저마다 하우스의 개성과 헤리티지를 담은 부스가 마법처럼 세워져 있었다.

거대한 금의 질감을 달처럼 표현한 위블로, 바다 위에나 떠 있을 법한 파네라이의 새하얀 돛, 무라노 글라스로 가득 채운 반클리프 아펠, 아티스트 클레망 비에이유의 생동감 넘치는 조각으로 브랜드의 시간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 에르메스, 브랜드 60주년을 기념, 영화에 등장했던 자동차를 부스로 들여온 태그호이어까지.
Tag Heuer

몇 걸음 차이에 세계를 바꾸는 팔렉스포의 또 다른 세계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끌어올려!

내로라하는 워치 하우스의 시계를 한 곳에 모아놓으니 누가 더 정교한지, 누가 더 가벼운지, 누가 어떤 신기술을 시계에 담아냈는지 한눈에 비교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투르비용과 스켈레톤, 심지어 360° 회전하는 자이로 투르비용까지. 수많은 컴플리케이션 워치 중에서 눈에 띄는 시계는? 중력으로부터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자동차 엔진 피스톨처럼 수직으로 움직이는 진동추를 장착한 로저드뷔외 ‘모노몰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워치’. 두 개의 축을 갖춘 투르비용과 레트로 그레이드를 함께 적용한 위블로의 시계 ‘빅뱅 MP-13’. 이들의 한계를 모르는 워치메이킹 기술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Roger Dubuis

그냥 목걸이는 아니고요

시계를 꼭 손목에만 착용하라는 법은 없다. 반클리프 아펠은 주얼리를 회전시키면 은밀하게 드러나는 롱 네크리스 형태의 ‘빼를리 컬렉션’ 시계를, 피아제는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에 작은 시계 펜던트를 담은 ‘하이 주얼리 스윙 쏘뜨와’를, 예거 르쿨트르는 리베르소의 아르데코 스타일을 재해석한 리베르소 시크릿 네크리스를 선보였다.

van cleef & arpels
PIaget
PIaget

Back To Black & Gold

이 조합은 ‘국룰’이다. 로즈골드 케이스와 블랙 다이얼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리베르소 모델’을 소개한 예거 르쿨트르, 골드 인덱스와 핸즈까지 완벽한 드레스 워치 ‘퍼페츄얼 1908’을 선보인 롤렉스, 블랙 오닉스 다이얼과 골드 브레이슬릿을 조합한 ‘탱크 주얼리 워치’를 선보인 까르띠에까지, 블랙 다이얼에 골드 케이스, 구매를 부르는 ‘믿고 보는 조합’이 이렇게나 많다.

jaeger-lecoultre
Rolex
cartier

귀여워

루머인 줄로만 알았던 소문의 실체를 확인했을 때 나온 찐 반응? “귀여워!”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데이트’ 시계를 보고 ‘귀여워’를 외칠 줄 누가 알았을까. 12시 방향 창에 요일 대신 ‘행복’ ‘영원’ 감사’ 등의 메시지와 3시 방향에 31개의 이모지로 날짜를 표시한 앙증맞은 시계를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오리스는 디즈니와의 협업으로 한 달에 한 번 매월 1일, 날짜 창에 개구리 커밋을 등장시키는 ‘커밋 에디션’을 소개했다. 이 시계를 차면 매달 1일만 기다리겠다.

주얼러의 시계들

셀 수 없는 매커니즘으로 이뤄진 ‘기계적 시계’가 가득한 팔렉스포에서 잠시 반짝거리는 것들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하이 주얼리 워치들이 그 주인공. 주얼러가 시계를 만들면 이렇게 된다. 그저 황홀!

van cleef & arpels
van cleef & arpels
piaget
piaget

WATCH UNIVERSE!

시계와 우주의 상관관계는 이번 시즌에도 계속된다. 샤넬은 SF와 시공간 여행에서 영감받은 인터스텔라 캡슐 컬렉션을 통해 우리를 우주 속으로 초대했다. 블랙 래커 다이얼에 다이아몬드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처럼 완성한 J12 인터스텔라 워치나 슈퍼 루미노바를 코팅한 다이얼에 우주 모티프를 담은 J12 코스믹 워치, 가브리엘 사넬의 별자리인 사자자리에서 영감받은 탁상시계 ‘리옹 아스트로클락’ 등 우주의 모습을 담은 시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벤추린, 마더 오브 펄, 아라고나이트, 오팔을 사용해 태양계를 몽환적으로 해석한 에르메스의 아쏘 쁘띠 룬 워치’는 또 어떻고.

chanel watches
van cleef & arp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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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

은은하게 스며들어

고전적인 컬러 다이얼을 대신해 블루와 그린 등 컬러플한 다이얼이 하나둘 눈에 띄더니 이번 시즌에는 손목에 은은하게 스며들 새로운 컬러가 눈에 띈다. 부드러운 연어빛을 내는 샐몬 컬러와 그린과 회색을 오가는 빈티지 느낌의 앤트러사이트가 그 주인공.

vacheron constantin
Herme`s

올 것이 왔다

전설적인 시계 디자이너 제럴드 젠타가 1970년대에 선보인 아이코닉한 워치 ‘인제니어 오토매틱 SL’이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왔다. 1976년 당시 IWC의 럭셔리 스틸 워치 SL 컬렉션의 화제작으로 출시됐던 ‘인제니어 SL’ 모델은 다섯 개의 스크루를 장착한 베젤, 독특한 패턴의 다이얼 등 대담한 디자인으로 오늘날까지 수집가들의 위시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시계 중 하나. 게다가 현대의 무브먼트 기술력을 더했으니 이 시계, 기다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IWC

손대면 톡!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기능은 무엇? 터치 한 번이면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는 원터치 방식의 스트랩이 다수 등장했다. 바쉐론 콘스탄틴부터 쇼파드, 반클리프 아펠, 제니스 등 이제 ‘손대면 톡’ 하고 빠르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으니 시계 하나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을 듯.

뒷모습을 확인하세요

시계의 뒷모습엔 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곱디고운 사파이어 크리스털 위에는 자랑하고 싶은 브랜드의 로고나 의미 있는 문구를 새기기도 하고 투명하게 만들어 아름답게 움직이는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도 있다. 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키기도. 메티에 라르 아틀리에 장인들의 손을 거쳐 에나멜 작업으로 케이스 백을 장식한 ‘리베르소 원 프레셔스 컬러’를 선보인 예거 르쿨트르, 케이스 백에 몽블랑 산의 여러 모습을 컬러 레이저로 인그레이빙한 ‘몽블랑 1858 아이스트 씨 코프레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한 몽블랑만 봐도 그렇다. 사람도 시계도 뒷모습이 중요하니까.

mont Blanc
jaeger-lecoultre
mont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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