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헤어샵에 투자한 돈 돌려줘” [재계 TALK TALK]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3. 5. 8. 21:45
500억에 ‘골머리’ 썩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헤어샵 운영사 ‘와이어트’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당장 500억원을 물어줄 상황에 놓였다. 2021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휘말리며 카카오헤어샵 사업을 철수한 여파다. 와이어트 대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와이어트는 2015년 카카오 계열사 편입 이후 기업가치가 급등해 많은 기관 투자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2021년 8월 3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486억원을 투자받았다. 하지만 투자 유치에 성공한 지 채 두 달이 안 돼 사달이 났다. 2021년 9월 정치권을 중심으로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터진 것. 하필 중심에 카카오헤어샵이 있었다. ‘미용실 최초 예약 시 업주에게 25% 수수료 책정’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갑질 논란으로까지 확산했다.
결국 카카오는 카카오헤어샵을 비롯한 계열사 정리에 나섰다. 2022년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서 카카오헤어샵 서비스가 빠지면서 사업은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투자금을 날릴 처지에 놓인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회수를 요구해왔다. 대주주인 카카오인베 측은 ‘매각 후 상환’ 입장을 고수 중이지만 투자자들은 카카오인베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SHA)에 따라 오는 6월 말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풋옵션 행사 시 카카오인베는 투자 원금에 연 4% 이자를 가산한 500억원 정도를 투자자에게 물어줘야 한다. 문제는 상환 방법이다. 현재 카카오인베 현금 여력은 충분하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426억원과 자본금 4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폭락하면서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도 어렵다. 서비스 종료 후 인수 매력이 떨어진 탓에 매각 자체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8호 (2023.05.10~2023.05.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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