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워싱턴 선언' 日참여 반대…“지역 긴장 고조시킬 것”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북 핵 억지력 강화 방안을 담은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동참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일본참여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한 한국의 전문가 시찰단 파견에 대해서도 일본 측 방류 추진의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과 관련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 비확산 체제를 파괴하며 다른 나라의 전략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 관련국이 잘못된 길을 더 멀리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워싱턴 선언에 대한 일본참여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의 근원과 맥락은 분명하다. 편을 가르고 소그룹을 만들어 대항하는 방식으로는 출구가 없다”며 “각 측은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각 측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7일 한·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국과 미국의 양자 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며 “그렇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왕 대변인은 또 한·일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한국 전문가들의 후쿠시마 시찰에 대해 "만약 일본이 진정으로 이해 당사자의 우려를 해결할 성의가 있다면 응당 결론을 개방한 전제하에서 교류를 진행하고, 오염수 해양 방류계획 추진을 강행하길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 방류 이외의 모든 가능한 선택 방안을 토론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어떤 양자 간 교류와 고찰도 실질적 의미가 없고, 오직 일본 측에 의해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위한 명분으로 여겨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올 여름부터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후 이 터널을 이용해 원전에서 1㎞ 떨어진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를 토대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 측 전문가들을 23∼24일 파견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왕 대변인은 “중국·일본·한국은 서로 가까운 이웃”이라며 “양자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3자 협력의 안정적이고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이견 속에 3국 정상회의가 열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은 데 대한 답변으로, 한국과 일본이 3국 회의 개최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