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났다 부활한 '달항아리'처럼…김건희·기시다 유코, '한일관계' 복원 의지

리움미술관서 '조선 백자전' 관람
김 여사 "다양한 분야 풍성한 교류 기대"
기시다 여사 "한일 간 교류 진전 기쁘다"
대통령실 "전 정권서 파탄 한일관계 완벽 복원 의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가 8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리움미술관을 찾아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에서 한일 양국의 백자를 관람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전시를 위해 도쿄국립박물관, 일본민예관 등 일본 6개 기관에서 백자를 대여해 줬다"며 "양국이 상호 협력해서 일구어낸 문화 교류와 화합의 전시"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여사는 "앞으로도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풍성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했고, 이에 기시다 여사는 한일 교류가 진전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리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 작가 작품도 함께 둘러봤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가 8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특별전을 감상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날 양국 정상 부인이 관람한 백자들 중에는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백자 '달항아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달항아리는 일본 사찰에 침입한 절도범에 의해 300여 조각으로 깨졌다가 '부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찰 측에서 달항아리의 깨진 조각과 가루까지 모조리 쓸어담아 보존하고 있다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기증했고, 산산조각난 달항아리는 수년에 걸쳐 기적적으로 복원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에 따른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으로 12년 만의 '셔틀외교' 재개 등 한일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른 만큼, 전 정권에서 산산조각 난 한일관계를 달항아리처럼 완벽하게 복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이날 일본으로 돌아가는 기시다 여사에게 "짧은 기간에 일본과 한국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고, 기시다 여사는 다음 주말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해 차를 마시고 있다. ⓒ대통령실

김 여사와 유코 여사는 전날(7일)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해 다도 체험을 하고 '법고무' 등 수륙재에 시연되는 한국 전통공연을 관람한 후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수륙재란 조선 태조가 고려 왕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외로운 영혼들에게 불법과 음식을 베풀어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 불교의식이다.

서울 외곽의 유서깊은 사찰인 진관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미국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등 유명 인사들이 다녀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앞서 김 여사와 기시다 여사는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20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데 이어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 조우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 부부는 이날 낮 1박 2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