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강수연 덕"…연상호·김현주·류경수, 故강수연 유작 '정이' 추억 (엑's 현장)[종합]

김유진 기자 2023. 5. 8. 2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연상호 감독과 김현주, 류경수가 '정이'를 함께 했던 故강수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8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배우 故강수연의 1주기를 기리는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의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김현주, 류경수가 참석했다.

지난 1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정이'는 강수연의 유작으로, 강수연은 이 작품에서 정이를 개발하는 크로노이드 연구 팀장 서현 역을 연기했다.

'정이'는 강수연이 10여 년만에 스크린 활동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출연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높은 관심을 얻어왔다. 하지만 강수연이 지난 해 5월 7일 뇌출혈 판정을 받고 향년 55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고인의 유작으로 남게 돼 안타까움을 더한 바 있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정이'를 극장에서 본 것이 세번째다. 비공식적으로 한 번 있었고 극장 시사회가 한 번 있었다. 그리고 오늘이 세번째인데, 극장에서 보니 좀 더 느껴지는 것이 다른 영화인 것 같다. 오늘 극장에서 상영을 하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같이 봤다. 좀 더 남다른 기분이다"고 인사했다.

김현주도 "극장에서 '정이'를 보니 TV 화면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스크린에서의 선배님이 훨씬 더 멋지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배님을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다"라고 말했다.

류경수는 "오랜만에 다시 영화를 보니 재밌었다. 그리고 이런 자리가 마련돼서, 큰 스크린 앞에 같이 모여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고 의미 있는 시간 같다"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정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던 강수연을 추억하며 "'정이'라는 대본이 있었을때 서현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것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들어가는 것이 힘들었었는데, 불현듯 강수연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면서 '정이'라는 작품이 너무너무 하고 싶어지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영화가 공개가 되고 시간이 지난 뒤에, 왜 강수연이라고 하는 이름이 그렇게 '정이'라는 영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였는가에 대해서 저도 나름대로 생각을 좀 해봤었다. 어떻게 보면 인간 강수연에 대해서는 저희가 잘 모를 정도로, 영화 그 자체였던 분이었던것 같다"고 말했다.

또 "본인의 일생을 한국영화라는 것에 몸 바친 선배님인데, 어찌 보면 '정이'라고 하는 작품은 강수연 선배가 배우 강수연에게 전하는 어떤 이야기라는 생각이 영화를 만들고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들게 됐다.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들이 작용해서 강수연이라는 인물, 강수연이라는 배우가 '정이'라는 작품을 기획했을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다가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전설적인 용병이자 AI로 재탄생된 정이 역을 연기한 김현주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속도를 내는 크로노이드 연구소장 상훈 역을 연기한 류경수도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김현주는 "선배님과 같이 하는 장면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 선배님이 제게 귓속말을 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고 얘기했다.


이어 "같이 마주보고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는 상대인가'라는 생각도 들면서 조금 두렵기도 했었다. 그런데 선배님을 막상 만나니 너무 편안하게 잘 대해주셨고, 너무나 인간적이셨다. 선후배 관계의 느낌이 전혀 없이, 제가 우려했던 부분들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정말 그냥 즐겁고 재미있게만 촬영을 했다. 편하고 즐거웠던 기억 밖에는 없는데, 그건 다 선배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류경수도 "제가 1992년 생인데, 영화를 조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선배님의 작품을 봤었다. '씨받이'가 인상적이었다. '정이'가 아니었으면 만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전설 속에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만나서 어떤 얘기를 먼저 걸어야 하나 싶었고, 술을 잘 드신다는 소문이 있어서 숙취해소제를 엄청나게 많이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리며 웃음 지었다.

이어 "현장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선배님이 너무 편하게 잘해주시고, 저도 대선배님인데 감히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랬었다. 그런데 한 번도 그것에 대해서 '아닌 것 같다'는 말을 안하시고 장난을다 받아주셨다. 그게 참 감사하더라"고 얘기했다.

이를 듣고 있던 연상호 감독은 "강수연 선배가 류경수 씨를 참 예뻐하셨다. 그런데 이건 아니라고 한 번은 얘기하셨던 것 같다"고 넉살을 부려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연상호 감독은 "선배님의 '경마장 가는 길'을 좋아했다. ('정이'를 촬영하면서) '씨받이' 성대모사도 하고 그랬었다. 선배님 덕분이다"라며 "선배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사실은 저희끼리 자주 술을 마시곤 한다. 그 때가 너무 그리워서 그렇게 마시는 느낌도 있다. 김현주, 류경수 배우와 '지옥'을 같이 한 인연이 있기도 한데,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 인연은 강수연 선배님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류경수는 '정이'의 엔딩을 언급하면서 "정말 선배님과 이별하는 느낌이 들어서 엔딩을 잘 못보겠더라. 배우 강수연을 영원히 기억해달라"고 다시 한 번 영화 속 강수연을 추억했다.

김현주도 "저희가 함께 한 작품을 선배님과 함께 볼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고, 선배님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그래도 '정이'를 또 한 번 이런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준 것도 선배님라고 생각하니, 한 번 더 선배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좋더라. 모두 다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여기 모였는데, 그것이 느껴진다. 저도 선배님을 마음 속에서 늘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얘기했다.

故강수연 1주기 추모전은 9일까지 진행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넷플릭스,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