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英 자랑 아니다…왕실가문 대관식에 타고 온 고급차들
찰스 3세 국왕이 공식적으로 영국 40번째 군주가 된 대관식에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 등 과거 영국의 자동차 산업 전성기를 이끌던 고급 브랜드 차량이 연이어 등장했다.
8일 BBC 등에 따르면 찰스 3세 대관식을 TV 방송으로 지켜본 시청자가 평균 1880만 명, 순간 최대 2040만 명으로 집계됐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이후 70년 만이자, 찰스 3세가 왕세자로 책봉된 해를 기점으로는 65년 만의 영국 국왕 대관식이다.
1950년 제작된 롤스로이스 팬텀Ⅳ 눈길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아들인 에드워드(59) 왕자는 롤스로이스 팬텀Ⅳ을 가족과 함께 타고 대관식이 열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나타났다. 팬텀Ⅳ는 1950~1956년 영국 왕실과 다른 국가 원수를 위해서만 18대가 제작됐다. 에드워드 왕자가 타고 온 차량은 195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받은 것으로 현재는 찰스 3세가 소유하고 있다.
또 다른 왕실 가문인 마이클(80) 왕자는 전통 의상을 입고 벤틀리 플라잉스퍼에서 내렸다. 1919년 런던 시내 크리클우드 지역에서 창업한 벤틀리는 이번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왕실 문양이 새겨진 수제 방석을 제작해 일부 차량에 제공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외손녀인 자라 틴달(41)은 이날 재규어 랜드로버와 벤틀리 차량 사이를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서 차량 4대로 영구차를 뒤따르며 여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영국의 완성차 업체다. 엘리자베스 2세는 1945년 군에 입대해 트럭 정비와 운전 교육을 받은 뒤 재규어 랜드로버 차량을 대중 앞에서 직접 운전할 정도로 이 영국 브랜드를 아꼈다.
런던에서 시작된 벤틀리, 대관식 축하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는 모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했던 1950년대에 영국을 대표한 완성차 업체들이었다. 당시 영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생산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 업체 모두 해외 기업으로 주요 지분이 넘어간 상태다. 롤스로이스는 1999년 독일 BMW에, 벤틀리는 1998년 독일 폭스바겐에 각각 인수됐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2008년 새 주인으로 인도의 재벌 기업인 타타를 만났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지분은 한때 식민지였던 인도 기업으로 넘어갔지만, 차량 생산은 여전히 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생산량은 계속 감소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6년 54만4400여 대였던 재규어 랜드로버의 영국 생산량은 지난해 22만600대로 줄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던 티에리 볼로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갑자기 사임했다.
그의 사임을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맞대결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로부터 수십억 달러 투자를 받는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베일리 영국 버밍엄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지 매체를 통해 “과거에 영국 정부는 산업 전략을 짰지만 지금은 그냥 방관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BMW의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와 일본 도요타‧닛산‧혼다도 영국에 있던 공장을 멈추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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