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감한 결단해야”…기시다 손에 편지 건넨 중견련 회장
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국내 경제 6단체장 간 회동에선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우리 측 목소리도 전달됐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일본이 과감한 결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했고, 기시다 총리는 그 자리에서 해당 편지를 읽었다.
최 회장은 이날 기시다 총리와의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일 양국의 정치적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기업 활동에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한일 관계는 감정적 보다는 이성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총리에게 편지로 전달했더니 굉장히 좋아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서신 전문을 보면 최 회장은 우선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양국 교류의 장이 확대된 점에 사의(謝意)를 표했다. 그는 “기업 경영 경험에 비춰볼 때, 국가나 기업 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지”라며 “한국과 일본은 기본적 상식과 신뢰를 공유하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양국 중견기업의 교류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양국 관계 개선에서 일본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 회장은 “역사적으로 한일 간 일거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만,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양국 국민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획기적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특히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한 전향적 조치를 내놓은 만큼 일본도 대국적 견지에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보다 과감한 결단과 변화를 모색해 주길 바란다”고 썼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이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한만큼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어느 때보다 성숙한 관계로 발전했으면 한다”며 “한층 강화한 협력을 바탕으로 두 나라 기업들이 상생 발전하는 전환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최 회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어쩌면 정부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경제단체장이 대신 한 것일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람 앞에서 기시다 총리의 얼굴을 붉히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 (평소 하고 싶던 말을) 편지로 쓰게 됐다. 일어로 번역했고, 받는 사람엔 ‘기시다 후미오 총리대신 각하’라고 손글씨로 적었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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