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랐다" 위내시경 잘 받았는데…'중간 위암' 발생 이유
위내시경 검사 때 위를 관찰하는 시간이 ‘3분 이상’은 돼야 ‘중간 위암’ 발생 위험성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위내시경은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위암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적인 검사 방법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위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의 경우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을 조기 진단해 위암 관련 사망률을 50% 가량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 암검진 항목에 위암 검사를 포함시켜 40세 이상 국민의 경우 2년마다 검사 받을 것을 권고한다.
위내시경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았는데도 그 중간에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 이후 진단되는 이러한 암을 ‘중간 위암’이라 말한다. 과거 연구들에 따르면 새롭게 진단된 위암 환자 중 약 10% 는 진단 전 3년 안에 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는 중간 위암이다. 중간 위암 중에서도 진행성 위암은 사망률이 높은 편이라 의료계의 고민거리가 돼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ㆍ이준행, 건강의학본부 표정의 교수팀은 최근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음성 결과를 받은 환자에서 내시경 검사 후 6개월에서 3년 이내에 진행성 위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5년~2021년 사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음성 결과가 나온 환자 중 6~36개월 이내 위암 판정을 받은 환자 1257명을 대상으로 연령, 성별, 위암 가족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내시경 소견을 관련 변수로 조사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내시경 검사 시 위 관찰 시간, 내시경 검사 주기를 내시경 검사 질 지표로 포함해 진행성 ‘중간 위암’의 예측 인자를 분석했다.
여러 예측 변수 중 ‘짧은 위 관찰 시간’(3분 미만)과, ‘2년을 초과하는 내시경 검사 간격’은 진행성 중간 위암 발생 위험과 의미 있는 연관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내시경 검사 시 위 관찰 시간은 ‘최소 3분 이상’, 전체 내시경 관찰 시간으로 말하면 4~5분 이상 돼야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행성 중간 위암 환자 1/4이 ‘보만 4형 위암(점막 하부에 주로 퍼지는 진행성 위암)’ 환자였고 그 중 2/3가 여성이었다. 보만 4형 위암 환자의 사망률은 63%로, 보만 4형이 아닌 다른 위암 사망률(26%) 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준 교수는 “진행성 중간 위암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위 관찰 시간을 가져야 하며, 내시경 교육과 학습을 통해 보만 4형 위암의 내시경 소견 특징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며 “특히 위암 발생 위험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위한 ‘질 지표’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는 소화기분야 국제학술지인 ‘임상 위장병학과 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발표됐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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