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마이너 코인'에 몰빵한 김남국…'의심거래' 신고 미스터리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코인을 산 적은 있지만, 대부분 현금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김 의원은 “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이체했을 뿐, 빼돌린 것이 아니며 모두 실명 거래했다”라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 말대로면 의도적으로 코인 거래를 숨기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해명이 가능하다. 다만 해당 암호화폐 거래소가 김 의원의 거래를 ‘의심거래’로 당국에 신고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의심거래 정황있어 거래소가 신고”
문제는 왜 거래소가 금융당국에 ‘의심거래’라고 신고했는지다. 우선 의심거래 신고 기준은 명확히 정해진 것이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준은 금융당국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각 거래소가 각자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단순히 거액 자금이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신고하지는 않는다는 게 암호화폐 업계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고 기준을 밝힐 수는 없지만 액수뿐 아니라, 거래 시점과 방식같이 의심 갈 만한 정황이 있어야 신고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의원 거래는 거래소 신고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검토 후 검찰로까지 정보가 넘어갔다는 점에서 더 의문이 남는다. 현행법상 FIU는 의심거래 신고 내용을 분석한 뒤, 불법거래나 자금세탁행위와 관련이 된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금융거래자료를 사법당국 등에 제공하게 돼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수만건의 의심거래가 신고돼 오기 때문에, 어떤 것을 문제가 있는 거래라고 볼 것인지, FIU 내부적으로 알고리즘화 해서 분석한다”면서 “설사 검찰에서 먼저 자료를 요청해도, 파견 판사 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에서 문제가 있는 거래라는 판단이 내려져야 자료가 나간다”고 설명했다.
‘마이너 코인’에 수억원 왜 넣었나
이 때문에 김 의원 해명 외에 추가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 의원이 위믹스 주식에 거액을 투자한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나온 해명이 없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 제작사인 위메이드가 2020년에 만든 암호화폐로 시가총액 규모가 전 세계 223위에 불과한 ‘마이너’ 코인이다. 특히 김 의원은 2021년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전량 매도한 자금 9억8574만원을 불과 한 달 새 위믹스에 모두 투자했다고 밝혔다.
2년새 재산신고 11억→15억 왜 늘었나
위믹스를 산 자금의 출처와 세부 거래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김 의원은 위믹스 초기 투자금이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판 자금이라고 설명했지만, 처음 LG디스플레이를 어떤 자금으로 샀는지 그 액수가 얼마인지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 위믹스를 언제 팔아 어느 정도 시세차익을 누렸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없다.
실제 김 의원 재산신고내역을 보면 2021년 11억8103만원이던 재산이 2023년 15억3378만원으로 늘었다. 특히 2021년 매각한 LG디스플레이 자금 약 9억원을 재산신고내역에 잡히지 않은 코인 매매에 모두 썼다고 밝혔음에도, 2023년 신고내역에서는 예금·부동산 자산 등이 늘면서 2021년보다 총 신고 재산이 약 4억원 가까이 불었다.
서울남부지검도 김 의원이 코인에 투자한 자금의 출처는 물론 코인 매입 과정에서 코인 발행사의 내부 정보를 통해 부당 이득을 누렸는지 등도 폭넓게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해충돌에 관해선 처벌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는 법 시행 전의 일이라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준·하준호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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