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직역 갈등 '강대강' 심화…출구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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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을 둘러싼 보건의료계 직역 간 갈등이 최고조로 커진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찬반으로 나뉜 간호계와 의료계 모두 집단행동을 불사하고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나 간호법 재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오는 17일 대규모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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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2만명 참여
간호사단체도 집단행동 논의
거부권 행사 시 수위 높일듯
간호법을 둘러싼 보건의료계 직역 간 갈등이 최고조로 커진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찬반으로 나뉜 간호계와 의료계 모두 집단행동을 불사하고 나선 것이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간에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 직역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보건복지의료연대는 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일 예정된 2차 부분파업 등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1차 때 참여하지 않았던 치과의사들이 하루 휴진에 나서고, 참여 간호조무사도 2만명으로 늘어난다. 요양보호사의 참여와 함께 의사들도 전국적 범위로 부분 단축 진료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3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연가투쟁에는 간호조무사 1만여명을 포함해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 2만여명이 동참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나 간호법 재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오는 17일 대규모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연대 측은 "의료·복지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건강권이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간호법의 심각한 문제점을 알리기 위한 전국 동시 개최 2차 연가투쟁을 한다"며 "의료협업을 저해하고 보건의료체계를 뒤흔드는 간호법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에서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위기감이 커진 간호계도 집단행동 논의에 나섰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부터 전 회원을 대상으로 ‘간호사 단체행동’ 의견조사에 나섰다. 이번 의견 조사는 이메일을 통해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15일에 공개할 예정이다. 간협은 “50만 간호사와 12만 간호대학생은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간호사들의 숭고한 가치가 위협받고 있으며,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면서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은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이번 설문은 간호사 면허 반납, 1인 1정당 가입 캠페인 등에 대한 찬반을 묻는 내용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이뤄질 경우 더 강력한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간협과 보건의료노조 등이 참여 중인 간호법 제정 범국민운동본부는 “조작된 갈등을 빌미로 간호법 반대를 추진할 경우 반드시 그 책임을 묻고 심판하리라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었다.
더 큰 문제는 직역 간 갈등을 조정할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는 직접적으로 간호법 제정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온 만큼 간호계를 상대로 한 중재 능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간협은 복지부의 행보를 겨냥해 “공권력을 동원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주무 부처인 복지부의 보건의료계 조정 리더십 또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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