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리뉴얼에 1.3조 쏜다…핵심은 ‘MZ’ ‘명품’ ‘맛집’
백화점 업계가 공간 리뉴얼을 위해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선다. 코로나19 기간 중 이른바 ‘보복 소비’로 호실적을 거뒀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공간을 성장동력화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매출 1.5배 뛰었다…롯데 “식음료 확대”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는 올해 시설 리뉴얼과 신규 점포 투자에 총 1조2357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9302억원보다 32.8% 늘었다. 리뉴얼의 골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와 식음(F&B) 공간 개선으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고객을 끌어모은다는 구상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와 내년 각각 3889억원, 4320억원을 들여 새단장에 나선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수원점이 올해 8월 대대적 리뉴얼 공사에 들어가 내년 2월에 재단장을 완성한다. 해외 브랜드를 유치하고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것은 물론, 인근 대학가 고객을 겨냥해 패션 매장을 확대한다. 서울 성수동·연남동에 있는 인기 F&B 매장도 유치한다.
서울 대치동에 있는 강남점의 경우 올해 착공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면적이 3만3057㎡(약 1만 평)로 상대적으로 협소해, 모든 카테고리를 품는 백화점보다는 강남 상권 특화 콘텐트로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소공동 영플라자점은 F&B 전문관 조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롯데는 신규 F&B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잠실 롯데월드몰 5·6층에 젊은 층 사이 인기 있는 ‘노티드 도넛’이 입점했고, 내달 베이글 맛집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상륙한다. 노티드 도넛은 현재 일평균 3000여 명의 고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데다, 인접 매장 매출 상승도 견인하고 있다. 롯데 측에 따르면 노티드 도넛이 입점한 월드몰 5·6층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뛰었다.
명품 라인 강화…‘신세계 타운’ 복안도
신세계백화점도 5868억원을 들여 신규점 조성과 기존점 리뉴얼에 나선다. 현재 본점 본관 1층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을 복층 형태로 재구성하고 있으며, 강남점도 영패션관과 스포츠매장을 재단장 중이다.
본점 옆 옛 SC제일은행 본점 건물의 리모델링 계획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특화 매장 입점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본점의 신관·본관과 SC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아우르는 ‘타운 조성’에 대한 계획은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 건물 활용에 대한 컨설팅을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 압구정은 19년 만에 식품관 재단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는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압구정본점과 판교점을 새롭게 탈바꿈할 계획”이라며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기 위한 ‘더현대 광주’ 등 신규 출점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관련 예산으로 2600억원을 잡아놨다.
현대는 우선 오는 10월까지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을 프리미엄 다이닝 콘셉트로 전면 재단장한다. 전체 6750㎡(약 2000평) 넓이의 식품관 전면 재단장은 19년 만이다. 신개념 푸드코트와 하이엔드 리빙 존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지난 3월 해외 패션관을 새롭게 연 판교점은 지속해서 시계·보석 등 수입 브랜드 확대에 나선다. 영국 명품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가 이달 오픈을 앞두고 있고, ‘메종마르지엘라’ ‘에르노’ 등 의류 브랜드도 상반기 중에 순차 오픈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MZ 특화 공간 조성 등 리뉴얼에 나선다. 갤러리아는 지난달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895억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고객 편의 확대와 잠재 고객층인 MZ세대 유치를 위해 트렌디하고 실험적인 공간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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