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쉬지 않고 올랐다"…집값·임대료 폭등에 뿔난 싱가포르 2030

권해영 2023. 5.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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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집값과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민심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고금리로 침체된 글로벌 부동산 시장과는 달리, 과열된 싱가포르 주택 시장이 집권여당의 주요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3월 싱가포르 개인 아파트와 공공 주택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2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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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임대료 급등, 집권여당 압박"

싱가포르 집값과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민심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고금리로 침체된 글로벌 부동산 시장과는 달리, 과열된 싱가포르 주택 시장이 집권여당의 주요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3월 싱가포르 개인 아파트와 공공 주택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27% 상승했다.

앞서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인 나이트 프랭크 조사에서도 싱가포르는 지난해 4분기 주택 임대료가 1년 전보다 28.2% 올라 미국 뉴욕(18.6%), 영국 런던(17.8%), 캐나다 토론토(15.0%) 등을 제치고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집값이 12개 분기 연속 오르면서 임대료도 함께 뛰었다. 고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차갑게 식어버린 주요국과는 달리 3년째 쉬지 않고 주택 가격이 오른 것이다. 중국 투자자들이 싱가포르 부동산 쇼핑에 나서면서 집값이 뛴 데다 공급 부족 여파까지 겹친 탓이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최근 외국인 취득세율을 집값의 30%에서 60%로 대폭 상향하고, 2주택자 취득세율도 17%에서 20%로 올리는 등 각종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미 뜨거워진 주택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싱가포르 젊은층의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는 의회 의석수의 90%를 차지해 사실상 일당독재 중인 싱가포르 집권여당(PAP)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싱가포르 테크 기업에서 근무해 온 33세의 미혼 여성인 소남 씨는 "밀레니얼 세대에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들(집권여당)이 모른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토로하며 다음 선거에선 야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집주인이 임대료를 70% 가량 올리자 태국으로 이주했다.

소남 씨는 싱가포르 정부가 주택개발청(HDB)이 공급하는 공공 아파트 분양 조건을 완화해 젊은 미혼 가구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에선 HDB가 분양하는 공공 아파트를 보조금을 받고 구입하는 게 그나마 저렴하게 자가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이지만 분양 자격이 부부 기준 21세, 미혼 기준 35세 이상으로 제한돼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불만이 높다. 현재 싱가포르의 유일한 야당인 노동당이 28세 이상의 미혼도 HDB 공공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요건 완화를 제안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임대료 급등이 정치적 문제로 부상하며 싱가포르 대선을 앞두고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9월께 새 총리를 선출할 예정인데, 2025년 11월 총선에 앞서 민심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PAP가 선거에서 권력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당은 빵과 버터 이슈(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대중의 정서에 민감하다"며 "난공불락의 지지에 의존하는 정부로선 약간의 (지지율) 하락도 약점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짚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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