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0’ 폭탄… 국내 바이오사 주가 폭락, 개미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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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감염병 위기단계를 사실상 해제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코로나 사태 발생부터 위기 해제까지 약 3년여간 국내 바이오벤처 상장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하며 꾸준히 자금을 수혈받았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과 관련해 국내 상장 바이오벤처 기업의 개발 성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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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감염병 위기단계를 사실상 해제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코로나 사태 발생부터 위기 해제까지 약 3년여간 국내 바이오벤처 상장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하며 꾸준히 자금을 수혈받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자자 손실만 커지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과 관련해 국내 상장 바이오벤처 기업의 개발 성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가장 큰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기업은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홍보해 2020년 9월 18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9664억원이다. 고점 대비 주가가 985%나 하락했다. 신풍제약은 공식적으로는 임상 3상 데이터를 분석 중이지만,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성공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전문가들 대체적인 평가다.
제넥신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 기업이다. 2020년 9월 2일 4조4000억원 넘는 시총을 자랑했던 제넥신은 백신 개발에 실패하면서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5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진원생명과학도 주가 하락 폭이 컸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해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을 종료했지만, 관련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2021년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1138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유상증자 당시인 2022년에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승인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됐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가 지난달에서야 백신사업본부를 폐지하며 백신 개발 중단을 공식화했다. 엔지켐생명과학도 2021년부터 백신 개발비용을 목적으로 투자금을 모집해 1685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백신 개발은 실패했지만, 당시 상승한 주가를 기준으로 증자를 해 운용 자금은 풍족하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투자사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는 신약개발 기업이 아니라 금융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일양약품은 주가조작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바이러스를 70% 감소시킨다는 내용의 사실을 발표해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로선 코로나 백신·치료제에 대한 개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모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임상을 진행하거나 후속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기업의 경우에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고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때 ‘임상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며 개발을 중단하려는 계획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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