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노인 가리지 않고 발포, 전남도청 때보다 잔혹한 학살"

이선필 2023. 5.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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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가 영화 <송암동> 의 특별상영을 위한 펀딩을 진행합니다.

특전사 K의 새로운 증언을 비롯한 송암동 일대 사건을 연속 보도하면서,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날인 5월 27일까지 펀딩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오는 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첫 공개된 영화 <송암동> 도 그렇게 가려져 있던 또 하나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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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영화 <송암동> 첫 공개... 이조훈 감독 "많은 분들 관심 필요해"

<오마이뉴스>가 영화 <송암동>의 특별상영을 위한 펀딩을 진행합니다. 특전사 K의 새로운 증언을 비롯한 송암동 일대 사건을 연속 보도하면서,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날인 5월 27일까지 펀딩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이선필 기자]

광주민주항쟁 민간인 학살의 진실규명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할까. 지난 2020년 5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한 후 3년의 활동 기간을 거의 채우기까지 새로운 사실과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오는 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첫 공개된 영화 <송암동>도 그렇게 가려져 있던 또 하나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다.

올해로 광주민주항쟁 43주년이라지만 당시 국가가 자행한 사건 경위와 희생자를 조사한 제대로 된 국가보고서는 전무하다. <송암동>은 그간 <블랙딜> <서산개척단>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등 사회적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이조훈 감독의 작품으로 1980년 5월 24일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의 전말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전남 도청에서 벌어진 공수부대원들의 민간인을 향한 발포를 전작 <광주비디오>에서 다뤘던 이조훈 감독이 이번엔 상대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송암동 학살사건을 들고 왔다.
 
 영화 <송암동>을 연출한 이조훈 감독.
ⓒ 필앤플랜
 
"조사 독려하기 위해 영화 만들었다"

상영 후 간담회에 참석한 이 감독은 "2020년 말부터 사건 제보가 있었고, 2021년부터 그 작전에 참여했던 계엄군을 만나러 다녔다. 피해자 포함 대략 100여 명 정도를 찾아다녔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국가가 자행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면서 아이와 부녀자, 노인을 가리지 않고 발포했을 만큼 잔혹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서 시민 400여 명이 죽임당한 사건이 민주항쟁의 중요한 기점이었다면, 송암동 사건은 그 연장선에 있는 중요한 역사기도 하다. 이조훈 감독은 "전남 도청 사건에 비해 송암동 사건은 사진 한 장, 비디오 한 컷 남아 있는 게 없어서 다큐멘터리로 구성하기에 제약이 많았다"며 말을 이었다.

"제가 어렸을 때 광주 송암동에서 산 하나 건너면 있는 마을에 살고 있었다. 그때도 총소리를 들었고, 헬기가 오가곤 했다. 당시 또래였던 전재수, 방광범이 죽었다며 형들이 그리 됐으니 밖에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던 어른들 말씀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때 제가 8살이었다. 계엄군 측은 민간인 6명이 죽었다고 했는데 조사위에서 4명을 더 찾았고, 이후 15명 이상이 한번에 사살당한 일도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린 (피해자 수를) 80여 명으로 보고 있다.

계속 조사 진행 중인 사안이고, 피해자분들 증언이 대부분이라 이 사건을 알리기 위해선 극영화로 구성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조사를 독려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보셔도 된다. 전남 도청 학살도 중요한 사건이지만, 송암동 사건도 민간인 학살을 밝힐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이어 그는 "조사위원들에게 조사하다가 막히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피해자나 가해자 입장으로 들어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더라. 저도 그렇게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썼던 것 같다"며 "<광주비디오>를 할 때도 (광주민주항쟁) 40주년이라 제대로 된 작업물이 나오지 않으면 욕 먹겠다 싶은 생각에 고민하다 하게 됐는데 송암동 사건을 알게 되면서 40년이 지났는데도 학살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그보다 더한 사건이 있었다는 걸 깨달아 더 매달리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송암동>을 연출한 이조훈 감독과 출연진들이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필앤플랜
 
이 감독은  광주항쟁을 추적하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 감독은 "그럼에도 하고 있는 걸 보니 제 일이구나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사위 활동 기간이 3년까지라 운영의 묘를 살리기 어려운데 정치권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셔야 한다. 과거사 재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가 정권이 바뀌며 무마된 것 같은데, 학살의 진실을 밝힐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송암동>은 <오마이뉴스> 펀딩으로 특별 상영회를 준비 중이다. 공식 개봉은 하반기에 예정하고 있는데 5.18 광주민주항쟁 43주년에 맞춰 5월 말 전후로 특별 공개를 계획한 것.

이조훈 감독은 "시민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셔야 영화가 상영될 수 있다. 오는 27일까지 펀딩이 진행되니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정식으로 개봉해 많은 분들이 송암동에 묻힌 진실을 알게 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송암동> 포스터.
ⓒ 영화 <송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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