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가 대세? 똘똘한 세단 잘 나간다…포터·카니발 제친 아빠車
그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강세를 보여온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최근 ‘세단의 약진’이 주목 받고 있다. 우수한 상품성에다 신차 효과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내수 시장에서 3만9861대가 팔렸다. 현대차 포터(3만7040대)와 기아 카니발(2만6297대)을 한꺼번에 제쳤다.
그랜저는 지난 2017~2021년 5년 연속으로 내수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기아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내수 왕좌’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SUV를 포함한 레저용 차량(RV) 강세 속에서 세단의 인기는 그랜저뿐만이 아니다. 현대차 더 뉴 아반떼(5위·2만4333대)와 제네시스 G80(9위·1만7590대)도 같은 기간 내수 10위 안에 들었다. RV가 대세라지만 여전히 특정 세단에 대한 고정 수요는 탄탄한 셈이다.
판매 상위권에 랭크된 세단의 공통점도 있다. 특히 차종별 정체성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컨대 그랜저는 ‘성공의 대명사’로, 아반떼는 ‘가성비가 뛰어난 차’로 각각 여겨진다. 기업 임원들의 차로 꼽히는 G80은 ‘고급 세단의 대표’로 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랜저와 아반떼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내수 판매 대수 중 RV 비중이 37.2%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5.9%포인트 줄었다. 반면 세단은 40.1%로 3.8%포인트 상승했다. 특정 모델로 구매가 집중되는 현상도 ‘세단 강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역설적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세단 차종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일부 잘 나가는 세단 모델에 소비자들의 선택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국내 다른 제조사들은 세단 시장에서 서서히 ‘후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11월 중형 세단 말리부 생산을 중단하면서 세단 시장과 결별을 고한 상태다. 말리부는 그동안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해왔다. KG모빌리티의 경우 2017년 준대형 세단 체어맨 단종 이후 세단과는 인연을 끊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중형 세단 SM6로 근근이 세단 라인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수명을 연장할지는 미지수다. 올 1분기 SM6의 누적 판매 대수는 724대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총 10가지 세단 모델을 운용 중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세단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4월 누적 판매 1위는 BMW5 시리즈로 7722대가 팔렸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5851대), S클래스(3831대), 아우디 A6(3650대), 렉서스 ES(3094대) 순이었다. 수입차 판매 상위 톱5가 모두 세단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세단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가 고성능 모델인 아반떼 N과 풀체인지급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쏘나타를 추가 투입한다. 기아는 K5 페이스리프트를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벤츠는 최근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인 11세대 E클래스를 선보인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SUV보다 세단 선호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적어도 수입차 시장에서는 세단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기·강기헌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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