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외국인에 갈린 희비…코스피 오르고 코스닥 내리고
코스닥 오후 들어 하락 전환
코스피가 3일만에 상승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와 코스닥의 희비를 갈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끈 반면 코스닥에서는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3일만에 강세…코스닥은 하루만에 약세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27포인트(0.49%) 오른 2513.21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2.78포인트(0.33%) 하락한 842.2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코스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두 지수의 방향을 바꿨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17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서는 568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외국인과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950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25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503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519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상승 분위기를 이어받으며 상승 출발했으나 코스닥은 2차전지 및 엔터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된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네이버(NAVER), 삼성전자, LG이노텍은 나란히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1~3위에 올랐다. 네이버와 LG이노텍은 5%대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도 1% 넘게 올랐다.
네이버는 호실적이 주가 강세로 이어졌다. 이날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영업이익은 9.5% 각각 늘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에 네이버 주가는 5.56% 오른 1만900원에 마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8% 상회했다"면서 "경기 둔화 및 광고주의 예산 축소로 서치플랫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2% 성장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화 전략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영업이익은 9.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 주가는 고점 대비 약 15% 하락해 매크로(거시경제) 및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모두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면서 "경기 위축이 장기화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빅테크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용 효율화 전략이 더욱 구체화된다면 수익성 개선 시점도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은 애플의 호실적에 힘입어 5.39% 오른 1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연구원은 "애플 호실적 발표에 LG이노텍 등 국내 애플 관련주에 기대감이 유입되며 강세를 보였다"면서 "신흥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 호조에 따라 아이폰 부품 공급사 전반 실적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꾸준히 담는 외국인…반도체에 우호적 환경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기관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1.23% 상승했다. 반도체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향후 주가 강세가 기대된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17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1.52%에서 51.95%로 올랐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삼성전자다. 309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가운데 반도체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회복, 애플 실적 호조, 일본 경제 협력 등은 한국의 다양한 산업 중 IT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여러 업종 중에서 반도체가 가장 큰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4월 비농업 고용은 25만3000명으로 전월치와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다. 김 연구원은 "탄탄한 고용이 소득 증가와 소비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내 소비 환경은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IT 제품 수요도 회복될 공산이 큰 데 반도체와 같은 IT 부품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실적 호조도 반도체에 긍정적이다. 애플 주가가 한국 IT지수와 동일한 방향성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가 포함된 IT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과의 경제 협력도 기대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노력이 진행됐으나 비용 부분이 문제로 작용했다"면서 "이제 일본향 수입 라인이 정상화되면 비용 부담이 상쇄돼 반도체 기업 실적도 이전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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