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으면 찾아가는 곳이 있다

박희종 2023. 5. 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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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을 드나들며 삶의 활력을 찾은 이야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박희종 기자]

눈을 뜨니 아침 6시, 운동하러 갈 시간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잠시 망설이다 얼른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헬스장으로 향한다. 잠자는 근육을 깨워주고 적당히 운동을 해야 하루가 가뿐해지기 때문이다. 살아 있으면 찾아가는 체육관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근육을 풀며 운동을 시작했다. 체육관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가 벌써 20여 년, 세월은 거침없이 흘러갔다. 

가끔 텔레비전에 비추어지는 사람들, 선명한 식스팩이었다. 야, 저런 몸매도 있을 수 있구나! 나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를 확인하고 싶어 무작정 시작한 것이 마라톤이었으니 못할 리는 없지 않은가? 죽을 힘을 다해 뛰던 마라톤을 생각하며 들어선 체육관, 살아 있으면 찾아가는 곳이 되었다. 

운동기구들의 엄청난 무게를 견디고 있는 젊은이들, 어차피 들어선 발을 물러설 수 없었다. 어렵게 들어선 체육관이기에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무게와 긴장감, 하루하루 운동이 거듭되었다.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라톤도 죽을 것 같았지만 버티지 않았는가?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 헬스, 몸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신기한 몸의 변화였다.

신체구조는 신비스러워 10kg에 허덕이던 몸이 15kg도 거뜬히 들어냈다. 나도 모르는 순간에 몸이 적응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 몸도 따라서 변하고 있네! 근육의 긴장도가 달랐다. 서서히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대단한 근육을 가진 사람들이 가득한 샤워장엔 들어서기 민망했지만, 몸이 변하면서 자신 있는 발걸음이 되었다. 나도 하면 된다는 생각을 내 몸에서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힘겨운 나이지만, 망설이다 보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만든 도전이다. 

몇 달이 지나고 몸이 뚜렷하게 변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젠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어떻게 그 어려운 운동을 할 수 있느냐 한다. 몸이 변하고 삶이 변하는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한다. 저녁 시간에 하던 운동, 근무지가 변하면서 시간이 곤란했다.

어떻게 할까? 그만둘 수도 없는 일, 새벽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다섯 시에 체육관으로 향했다. 신나게 운동을 한 후, 몸을 씻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후련하고도 개운하다. 이 맛을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

가냘픈 몸매가 서서히 변하며 늙어가는 청춘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잠시 쉬면 몸이 변하고 근육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만들어 온 근육을 포기할 수 없다. 새벽마다 체육관으로 향하는 이유다. 오늘도 체육관을 가야 하는, 살아 있으면 가야 하는 체육관이기 때문이다. 죽지 않을 만큼 운동을 하고 나선 체육관,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으로 목을 축인다.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행복함이다. 

저장해 둔 근육은 곳곳에서 유용했다. 자전거를 타면서 기여를 했고, 전원주택의 갖가지 노동에도 기여했다. 곳곳에 쓰이는 근육을 만들어 수십 년 가지고 있다. 언제 만져봐도 든든한 근육이다. 하루라도 소홀이 하면 없어질 듯한 삶의 재산이다. 늙어가는 청춘이 포기할 수 없게 하는 근육,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오늘도 근육을 깨워주고 5km를 달린 후, 샤워장으로 향한다. 샤워가 끝나면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나 찾아가는 헬스장에서 만날 수 있는 아침의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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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젊은 근육이 부러워 도전한 운동이다. 서서히 변하는 몸의 변화에 매료되어 아직도 하고 있는 운동은 은퇴후에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살아 있으면 운동을 한후,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하는 늙은 청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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