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라탕집 카드깡도 이 때문" 라덕연 조세포탈 혐의 추가

허정원, 하준호 2023. 5. 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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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이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42) R투자자문사 대표 등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수수료를 받으면서 측근이 운영하는 회사 등 법인을 대리로 내세워 세금을 탈루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8일 이 사건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라 대표 측 관계자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사진) 대표에 대해 8일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더해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檢, 골프장·갤러리 등 조세포탈 창구로 의심


검찰은 투자자 모집책으로 활동한 프로골퍼 안모(33)씨의 S골프연습장 등을 라 대표 일당의 조세포탈 창구로 의심하고 있다. 라 대표는 투자 수익이 날 경우 자신에게 투자를 일임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의 절반을 수수료로 내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중간 관리자를 통해 보내고, 송금처로 S골프연습장을 비롯해 라 전 대표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관련이 있는 N갤러리·R방송제작사 등으로 안내하는 방식을 썼다. 이같은 방식이 라 대표가 세금을 탈루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게 검찰의 의심하는 대목이다.

라 대표 측은 S골프연습장 회원권이나 갤러리 그림 구매비 명목 등으로 수수료를 받은 것 외에도 마라탕 집에서 ‘카드깡’을 하는 방식도 동원했다고 한다. 병원·헬스장·청담동 라운지바 등 라 대표 측이 조세포탈 창구로 이용한 곳은 2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법인 대부분은 라 대표와 안씨 외에도 주가조작 일당 의심을 받는 변모(40)씨 등이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재된 곳이다.

SG증권발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 한 투자자가 라덕연 대표 측으로부터 받은 투자 수익에 대한 수수료 정산 텔레그램 메시지. 검찰은 라 대표 측이 타인 명의로된 법인 창구로 그림값, 골프레슨비 등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아 조세를 회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준 기자.


사기·범죄수익은닉도…라덕연 회사 직원 참고인 소환


당초 검찰은 라 대표의 R투자자문사 서울 강남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자본시장법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 왔다. 라 대표 측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분증을 받아 개통한 휴대전화로 미등록 투자일임업을 하고, 통정매매를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한 의혹이 있어서다. 피해자들은 라 대표 측이 처음부터 투자자들을 기망할 의도를 갖고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배임 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법무법인 이강은 피해자 10여명을 대리해 사기 혐의로 라 대표 등을 고소했고, 60여 명의 피해자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 역시 같은 혐의로 9일 라 대표 등을 고소할 계획이다.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전기통신사업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당 법무법인들은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예고하고 있다. 한상준 변호사는 “이르면 다음 주쯤 라 대표 등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 중”이라며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등을 운영한 증권사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도 이날 “위험성이 큰 신용거래가 가능한 모든 증권계좌를 개설함에 있어 당사자에게 직접 계좌개설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계좌의 성격 및 거래의 위험성에 관한 설명도 하지 않은 증권사의 행태는 분명 위법의 여지가 있다”며 집단 손배소 원고 모집 공고를 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라 대표가 과거 대표로 재직했던 H투자자문사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H투자자문사는 2020년부터 라 대표의 측근인 변모씨가 대표로 이름을 올린 곳이다. 검찰이 라 대표 측 관계자를 소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라 대표 등에 투자를 일임한 고액 투자자들을 참고인으로 줄소환하는 등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의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해 왔다.

라 대표 측은 8일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금융위원회에 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허정원·하준호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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