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마약과 전쟁, 다시 승리 해내야 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8일 “마약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한 번 승리했고, 다시 못 할 이유가 없다. 다시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전국 18대 지방검찰청 마약범죄 전담부장검사, 마약수사과장들과 함께 ‘마약범죄 근절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우리 모두가 (마약 확산 실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한다. (마약 수사를) 소명으로 받아들여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대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일본과 미국 서부지역에서 적발되는 필로폰의 70% 이상이 한국산일만큼 마약 제조국으로 악명을 떨쳤다. 필로폰이 사회문제가 되자 검찰은 1989년 대검에 ‘마약과’를 창설하면서 수사에 돌입해 국내 유통체제를 붕괴시켰다. 이후 1992년 일본에서 적발된 필로폰 중 한국산은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 됐다.
이 총장이 언급한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는 이 당시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2021년 문재인정부의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서 수사 가능한 마약범죄가 ‘500만원 이상 밀수입’으로 제한됐다. 수사 현장에선 밀수로 적발된 마약의 중량과 가격을 따지며 수사 가능여부를 논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검찰의 수사 제한이 일부 풀렸지만, 여전히 마약수사 전체를 총괄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 총장은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족히 1000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一夫當逕 足懼千夫)’라고 한 충무공의 뜻을 헤아려달라”고 당부했다. 또 마약전담 수사관들에 대해서도 “(수사권 조정으로) 마약 수사를 못하고 지켜봐야하는 무기력 상태 있었던 데 대해 고생이 많았다”며 “다시 한 번 국민들을 위해 일하자. 우린 할 수 있고 해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이 총장은 “펜타닐 중독자들이 좀비처럼 거리를 헤매는 필라델피아 켄싱턴, 아편에 찌든 국민을 구하기 위해 밀수입을 막으려다 제국주의 열강의 반식민지로 전락했던 중국 근대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마약범죄의 폭증세에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다음 번은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라는 각오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회의를 통해 ▶청소년 마약공급 사범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가중처벌 조항 적용 ▶마약중독자 치료·재활 기회 적극 제공 등의 계획을 논의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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