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또 '눈찢기' 날린 관중…"관용없다" 상대팀 더 화났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이 또다시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됐다. 소속팀 토트넘은 물론, 상대팀이었던 크리스털 팰리스마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일벌백계를 다짐했다.
토트넘은 8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젹 행위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 경찰과 상대팀인 크리스털 팰리스와 협력해 해당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누구였는지 식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는 지난 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 도중에 열렸다. 토트넘이 1-0으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교체돼 벤치로 향하는 과정에서 원정팀 서포터 구역을 지날 때 한 팬이 눈을 찢는 동작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동작은 서양인에 비해 눈이 작은 동양인의 특성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로, 동양인에 대한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로 인식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한 팬이 눈을 옆으로 잡아당기며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보냈다. 또 카메라로 그의 표정을 찍으며 조롱하는 듯한 행동도 보여줬다”고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손흥민도 해당 행위를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대응을 하진 않았지만, 토트넘 벤치 근처에 다다른 이후 구단 관계자와 뭔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행위를 포착한 팬들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리거나 토트넘 구단에 제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적 행위의 피해를 입은 건 올 시즌에만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첼시와 라이벌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 지난 2월에는 웨스트햄전을 마친 뒤 상대 팬 일부가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쏟아냈다. 두 사건 모두 경기장 입장 금지, 벌금 등 엄벌이 내려졌지만, 이와 같은 행위는 좀처럼 사라질 줄 모른다.
지난 1일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손흥민의 태클을 본 스카이스포츠 해설자가 “손흥민이 무술(martial arts)을 한다”고 언급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태권도, 쿵푸, 가라테 등 동양에서 유래한 무술이 많다는 점에서 동양인 비하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이었다.
이번 상황과 관련해 상대팀 크리스털 팰리스도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토트넘 원정경기 도중 발생한, 손흥민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동에 대해 우리 구단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증거물을 경찰과 공유했으며 해당 인물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구단 차원의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우리 구단은 그와 같은 행동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축구 인권 단체 킥잇아웃도 별도로 성명을 내고 엄정한 처벌을 주문했다. “손흥민이 또다시 인종차별적 학대의 표적이 됐다는 소식에 소름이 끼친다”면서 “그가 이렇듯 혐오스러운 차별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단과 경찰에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요구한다. 아울러 가해자들이 축구 경기장에 출입하지 못 하게 해야 한다는 크리스털 팰리스의 입장에 대해 지지를 보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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