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유감 표명'에 日언론 반발 "잘못된 발언"

일본 총리, 강제징용 문제 유감 표명
산케이 "많은 나라서 하던 노동 동원"

일본 극우 성향 산케이 신문이 7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후 개인적으로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본이 피해자"라는 취지의 사설을 8일 게재했다.

이 매체는 강제 징용을 두고 "세계 제2차대전 당시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던 노동 동원에 불과하며 임금도 지급했다"며 "일본이야말로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누명을 썼는데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일본이) 가해자라는 인상을 심어준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애초에 일본이 한국에 지불할 배상금은 없다"며 "주객이 전도된 잘못된 발언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가 과거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관련해서는 "정상회담 때마다 일본이 사과를 반복하는 것에 의문이다"라며 "윤 대통령은 역사보다 안보 문제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충분한 실체가 동반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 매체는 "한·일 간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한국 해군 함정의 자위대 항공기 레이더 조사 문제는 구체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험난한 길이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1998년 10월에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을 비롯해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며 "이와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저는 당시 혹독한 환경 아래 다수의 분께서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국 기자의 '혹독한 환경 아래의 분들'이 강제 동원 피해자들을 의미하냐는 질문에 확답하지 않은 채 "그 당시 굉장히 힘들었던 분들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이라며 개인 입장을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