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증시 불신 눈덩이...국회·당국 전방위 제재 강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속도.. 10년간 거래 금지
사전공시·불공정거래 과징금 상향...늑장대응 비판도

ⓒ연합뉴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으로부터 촉발된 하한가 사태가 주식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관련 범죄에 대한 제재 수준이 대폭 강화될 조짐이다. 이번 사태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입법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8일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주가조작 등 증권 범죄에 가담한 경우 최대 10년간 계좌 개설과 주식 거래를 제한하고 금융·상장회사 임원에 취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이번주 중 발의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당국과 사전 협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SG발 주가 폭락 사태로 주가 조작 범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국회에서도 입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윤 의원이 공개한 법안에는 시장질서 교란 행위와 무차입 공매도, 기타 모든 불공정거래 유형에 가담한 자를 대상으로 자본시장 내 금융투자상품 신규 거래 및 계좌 개설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거래 제한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증권선물위원회가 제한 기간을 결정하도록 한다.

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되면 금융·상장회사에 임원으로 선임되는 길도 최대 10년간 막힌다.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까지 전 상장사가 포함되고 금융회사는 상장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경우에는 직위 해제 조치도 가능해진다.

윤 의원은 “형사 처벌 위주의 평면적 대응에서 벗어나 제재 수단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대상자로 선정되면 금융당국 홈페이지에 그 사실을 공표하고 상장사에 정기적인 공시 의무 등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불공정거래 과징금을 높이는 입법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시 과징금을 이익의 2배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의 입법을 전격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면 조 단위의 피해액이 추정되는 이번 사태를 맞아 과징금 2배 부과와 행정처분을 위해 검찰로부터 자료를 요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늑장 대응이란 비판을 피하게 어렵게 됐다.

개정안에선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과징금을 규정하고 과징금을 위반행위와 관련한 거래 이익 또는 이에 따라 회피한 손실액의 1.5배에서 2배로 상향했다. 금융위가 과징금 부과를 위해 수사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 검찰이 필요한 범위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회사 내부자의 주식 매도 계획을 사전에 공시하는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이러한 내부자 거래 사전 공시제도가 미리 도입됐다면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시장에 알려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의 제도 개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CFD 증거금 최소 비율인 40%를 소폭 상향하거나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CFD 만기 도입과 잔고 공시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이 국내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금융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SG 사태를 계기로 제재 강화에 대한 근거는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