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갈등 초읽기? 흑자에 목소리 커진 車 노조
기아 노조 "최대 임금·최대 성과급 요구안 준비할 것"
국내 완성차 업계의 1분기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및 임협(임금협상)을 앞둔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5사가 12년 만에 일제히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으나 올해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만큼 이에 대한 보상 수준을 두고 갈등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한국GM 지부는 내달 시작될 임협을 앞두고 임금 임상과 별도로 제시할 성과금 요구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임금 인상분은 대개 금속노조에서 정한 수준을 따라가고, 한국GM지부에서는 성과금을 별도로 요구할 수 있다.
한국GM 노조가 올해 임협에서 성과금을 별도로 요구하는 것은 올해 한국GM이 9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데다 신차가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크게 흥행하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GM의 창원공장, 부평공장 가동률은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한국GM 노조는 그간 사측의 적자를 이유로 임금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 합의해온 바 있어 올해 임협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두연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실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모두 높은 수출량을 달성했다. 요구안을 정리하는 위원회인 임투소위를 통해 이번 임협에서 임금과 별도로 요구할 성과금을 책정할 예정"이라며 "부평과 창원공장의 가동률이 거의 100%에 달하고 있어 현장 조합원들의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지회의 복직 요구 역시 커진 상황이다. 한국GM은 지난 2020년 노사정 합의를 통해 2019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 일부가 폐업하면서 해고된 비정규직 568명을 트랙스크로스오버 신차 생산 설비 도입 이후 복직시키겠다고 구두로 합의한 바 있다.
금속노조 소속 한국GM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GM이 9년 만에 흑자전환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창원(공장)의 자동차 수출량이 510% 증가했다는 소식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던 시점인 신차 생산 설비 도입은 이뤄졌고, 가동중이다. 한국GM은 발탁 채용을 중단하고 해고자 복직 약속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한 현대차·기아 역시 올해 각각 임단협, 임협 테이블에서 노사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1분기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겼다.
특히 올해 현대차 노사 임단협의 핵심은 '정년연장'이다. 그간 협상 테이블에서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올해는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사측과 교섭이 원만히 흘러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기아 역시 높은 실적을 낸 만큼 최대임금과 최대 성과금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최대 실적에 걸맞은 최대 임금과 최대 성과금 쟁취를 최우선으로 2023년 임금 및 별도 요구안 준비에 집중하겠다"며 "노동조합답게 승리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노조의 목소리가 교섭 전부터 커지는 가운데 사측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해 임단협이 무분규로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브랜드 이미지와 사업 전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성과에 대한 보상의 수준이 사측의 예상을 벗어날 경우 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고, 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1분기와 지난해 실적이 전부가 아니라 앞으로의 해결과제가 산적한 만큼 만약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회사측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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