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에 '김남국 코인' 논란까지…곤혹스런 민주당

지도부 '쇄신' 의지 드러냈지만 악재 연이어 터져
金 해명에도 당내서는 "이해 안 된다" 비판 나와
대응 놓고 골머리…"본인 설명 듣는 중" 신중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60억원 어치 가상화폐 보유'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쇄신' 의지를 드러냈던 당 지도부는 이번 논란으로 부패와 위선 이미지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응 수위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국내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위믹스' 코인을 지난해 1~2월 60억원가량 보유했다가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전인 같은해 2월말에서 3월초 인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이 올해 발표된 재산공개 내역에 가상자산을 포함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해충돌을 사전에 방지하자는 공직자 재산신고 제도 취지에 어긋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김 의원은 2021년 7월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소득세법 개정안)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모든 가상화폐 거래는 실명이 인증된 계좌만을 사용했고, 매매 역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일체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가상화폐의 경우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제외했다며 이해충돌 소지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해명에도, 당내에서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상당히 곤혹스럽다"며 "60억원이라고 하면 굉장히 큰 규모인데 왜 공직자 재산등록에 그게 빠져 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가상자산 재산신고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가상재산은 그 특성상 익명성과 쉬운 이전 등의 특징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력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공직자가 이러한 가상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부정한 이익을 추구하거나 재산 은닉, 탈세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김 의원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의원과 함께 '친명 강경파'로 분류되는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서 "가진 것은 죄가 안 되는데 검소하게 사는 것은 죄가 되느냐"면서 "김 의원이 이렇게 코인을 갖고 있는 줄은 몰랐지만, 현재 코인은 정식 자산이 아니기에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이 아닌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 지도부는 김 의원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자제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입장이 아직 있는 건 아니다"라며 "본인(김 의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 "법률을 검토하는 게 정확하겠지만, 불특정 다수에 해당하는 경우는 충돌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논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해충돌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김 의원이) 빈털터리인 줄 알았는데 그런 걸 할 만큼 여유가 있었나 하는 문제, 즉 정치인에 대한 어떤 이미지의 문제와 위법성이 있느냐의 문제는 별개"라며 "일단은 전자의 문제와는 별도로 위법성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우선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당 차원 진상조사는) 본인이 소명을 한 후에 판단해야 될 문제"라며 "본인이 계좌 공개를 하고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언론, 국민들로부터 여러 가지 문제제기와 궁금증에 대한 질문이 있을텐데 그것을 답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하는가, 아닌가 하는 것들은 우리들이 객관적인 검토를 해서 판단을 해야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