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수출 감소에 경기 부진 여전…하강세는 다소 둔화”

8일 ‘경제동향 5월호’ 발간
제조업 위축·서비스업 증가

대외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 적신호 흐름이 여전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다만 소비가 살아나면서 경기 하강세는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간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는 제조업생산이 위축하면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생산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경기 내림세는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4월 수출은 마이너스(-)14.2%로 전월(-13.6%)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자동차(40.3%)와 변동성이 큰 선박(59.2%)이 대폭 증가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42.5%)을 중심으로 품목 대부분이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 감소세가 컸다. 對중국 수출액은 지난 2월 –24.2%에서 3월 –33.4%, 4월 –26.5%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는 서비스업생산이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소매판매 부진도 완화해 소비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유사한 0.5%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계절조정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4% 증가했다.

내구재(0.6%→3.3%)는 승용차(14.5%)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했다. 준내구재(6.3%→5.1%)도 의복(10.8%)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비내구재(-1.2%→-2.4%)는 음식료품(-2.9%), 화장품(-12.4%), 의약품(-13.4%) 등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물가는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 약화로 상승세가 둔화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4.2%)보다 낮은 3.7%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9.3→99.9)는 취업자 수와 소매판매 증가 등 내수 관련 지표 부진이 나아졌다. 반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8.5→98.2)는 하락했다.

노동시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3월 취업자 수(46만9000명)는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에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축소했다. 3월 설비투자는 전월(4.2%)보다 축소한 2.2%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월 대비(계절조정)로도 2.2%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말에 건설자재 수급 차질로 지연했던 공사가 재개하면서 단기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시현했다. 3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21.7%)에 이어 15.4%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주택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매매거래량 감소 폭이 축소하는 등 부진이 일부 완화하는 모습이다. 3월 주택매매시장은 전월 대비 가격(-1.15%→-0.78%) 하락세가 둔화한 가운데 거래량(-4.6%→–2.1%)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축소했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외수요 위축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심리지수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등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용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함에 따라 취업자 수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