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날리던 백종원 가게, 손님 많아진 이유 있다
[김상화 기자]
▲ 지난 7일 방영된 tvN '징시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지난 7일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 제6회에선 미식과 문화의 도시 나폴리에서 한식당 운영을 시작한 백사장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첫 장사에서 달랑 122유로(한화 약 17만 7700원) 매출에 그친 참담한 실패를 맛본 백사장과 직원들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곧바로 아이디어를 짜내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쌈밥 요리에 익숙치 않은 현지인들을 위해 식당 내부 벽에 대형 TV화면을 설치, 이를 통해 쌈을 먹는 시연 영상을 계속 반복 재생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장우가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권유리가 화면 속 모델로 출연해 즉석에서 영상물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현지 손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주류와 음료 메뉴를 보강키로 했다. 이에 현지에서 보편적으로 팔리는 맥주,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구매해 부족함을 채웠다.
또한 후식으로 제공되는 음료로 일명 '다방 커피'라는 애칭을 지닌 한국 특유의 달달한 맛 커피를 새롭게 추가했다. 건물 밖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천막과 테이블도 준비했다. 이제 본격적인 장사에 돌입할 준비는 끝마친 셈이다.
▲ 지난 7일 방영된 tvN '징시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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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의 재정비도 병행되었다. 첫날 준비했던 유채나물에는 대부분 손이 가지 않았던 사실을 파악하고 고기 숙주나물로 이를 대체했다. 소고기 뭇국은 이틀간 우려낸 덕분에 더욱 진하고 깊이 있는 맛을 담아 손님들의 구미를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게 앞을 지나가던 어느 나폴리 주민 할머니는 "얼굴에 철판을 깔아 야한다"라고 장사 조언을 건넸고 이에 권유리는 할머니를 가게 안으로 모셔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할머니는 호기심에 음식 맛을 볼 수 있는지 물었다.
맛을 본 할머니는 다소 맵다고 했지만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후 공교롭게도 하나둘씩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식당 안은 썰렁했던 첫날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처음 쌈을 어떻게 먹어야할지 난감해했던 손님들이 이젠 벽에 걸린 대형 화면 속 시식 영상을 따라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제육 백반을 즐기기 시작했다. 시각적인 효과를 살린 음식 및 식기의 배치는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사진은 찍게끔 유도하면서 호기심과 신기함을 선사했다.
▲ 지난 7일 방영된 tvN '징시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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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맛의 다방커피는 현지에서 인기 있는 인삼 커피와의 향, 맛의 유사성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장사에선 메뉴의 변화가 연이어 이뤄지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바로 맵기 조절에 따른 메뉴의 세분화였다.
제육 볶음 특성상 매운 맛은 필수였지만 이탈리아인 만큼 이에 익숙지 않은 손님들도 분명 존재했다. 이들은 덜 맵게 해줄 수 있냐는 요구를 해왔고 이에 백종원은 곧바로 '덜 맵게' 제육을 준비해 제공했다. 또한 '간장맛' 제육까지 등장하는 등 메뉴가 5개로 늘어나면서 주방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대형 홀 뿐만 아니라 옆에 준비한 사이드 좌석까지 손님들로 꽉 차고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이날 백반집 영업은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둘째날의 매출 내역이었다. 이에 대한 공개는 한 주 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장사천재 백사장> 다음 7회에선 드디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프로축구 SSC 나폴리의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중인 스타 플레이어 김민재가 이곳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그의 등장은 과연 이 식당의 장사를 어떻게 바꿔 놓을 것인가?
▲ 지난 7일 방영된 tvN '징시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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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둘째날 매출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첫날 장사 안 되는 식당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백종원의 백반집은 다음날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현지 특성상 인적이 적은 월요일의 영향에서 벗어난 점도 있었지만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낯설기만 한 한국 식당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건물 밖에서부터 변화를 도모했고 내부 역시 조금이라도 손님들이 식사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영상물을 계속 재생시킨 점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커피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한국식 달달한 커피가 통할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들의 구미에 들어 맞는 등 부족함을 채우고 변화를 가미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
식당이건, 물건을 파는 가게건, 손님들을 맞이하는 영업장이라면 개업 직후 사업주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빚어지는 건 다반사이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 메뉴가 외면을 받고 혹은 전혀 예상치 않은 물건이 손님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이에 맞춰 영업 전략을 바꿔야 한다.
백사장과 직원들은 이런 점에서 충분히 칭찬 받을 만했다. 이장우가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직접 편집까지 맡았던 시식 시연 영상이 큰 효과를 얻은 건 좋은 사례였다. 손님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에 인상 쓰지 않고 가능한 수용하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장사천재 백사장>는 식당 장사라는 것이 단순히 요리를 파는 게 아니라 손님들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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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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