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병수 수원삼성 감독 "욕 많이 먹겠지만 도전 피할 생각 없었다"

허인회 기자 2023. 5. 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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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수원삼성 감독. 허인회 기자

[풋볼리스트=화성] 허인회 기자= "누군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칭찬보다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 그래도 성장할 수 있다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수원삼성은 8일 오전 11시 경기도 화성의 수원삼성클럽하우스에서 김병수 감독 취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수원의 8대 사령탑인 김병수 감독은 위기의 수원을 구하기 위해 왔다. 수원은 11라운드가 끝난 현재 1승 2무 8패(승점 5)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김 감독은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인지 중이다. 사람이라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황에 대한 인지를 먼저 한 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단기간에 팀을 바꾸는 것이 쉽진 않다.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기에 빠진 수원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칭찬보다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 그래도 성장할 수 있다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하 김병수 감독 기자회견 전문


- 외부에서 봤을 때 수원의 문제는?


K리그는 굉장히 어렵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하다. 심리적인 것이 크게 작용한다. 축구적인 요소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11경기 9골 18실점이라는 성적은 균형이 굉장히 깨진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급진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상황을 잘 이해해서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려고 한다.


- 강원FC 시절과 다른 색깔로 도전할 생각인가?


수원은 나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다. 처음부터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했다면 모르겠지만, 어울리지 않는 축구를 강요하면 안 된다. 전술적인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지만 스타일은 만들 수 있다. 볼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형태를 만들 수 있다. 시작을 해봐야 알 것 같다.


-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


수락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칭찬보다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 그래도 성장할 수 있다면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 공격과 수비적으로 구체적인 구상을 했다면?


축구는 결국 그 팀의 선수 구성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우리팀의 선수 구성에 맞춰 자연스럽게 공격, 수비가 판가름날 것이다. 부상자가 워낙 많아 버거운 상태다. 현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 전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미안하지만 지금은 거기까지 내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유스시스템은 알아서 잘 돌아가고 있다. 내가 손써야 할 곳은 1군이다.


- 코치진 구성에 대해


굉장히 어려웠다. 나와 기존에 발을 맞췄던 사람들을 섭외하기 어려웠다. 그 외의 사람과 접촉하려고 했다. 내가 지금 수원 선수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파악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수석코치로 데려오려고 했다. 주승진 코치를 부임하는 것에 말이 많다는 것을 이해한다. 선수들과 수원을 생각한다면 내부적으로 잘 아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주승진 수석코치는 계속 고사를 했다.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냐고 부탁했다. 선수를 파악하고 시간을 절약하려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 선수들에게 당부한 것이 있다면?


잔소리하는 것을 싫어한다. 1~2가지 이야기했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할 일을 하자고 전했다. 축구는 전쟁과도 같다. 매번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현상 속에서 팀원들이 이기든, 지든 뭉쳐야 한다.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는 집단으로 성장해야 한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 훈련을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회복 훈련 때 잠깐 10분 정도 진행했다. 큰 의미는 없었다. 선수들과 알아가는 정도의 훈련이었다.


- 선수 보강에 대해 구단과 대화한 것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취약 포지션이 판단이 되면 집중적으로 선수 보강을 해야 한다. 깊은 대화는 없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에 대해


내년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올해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올해, 당장 해야 할 일을 먼저 해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 희망적인 면을 봤다면?


아직 이틀밖에 안 됐다. 다 파악하기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 수원 감독 데뷔전인 전북전에 대해


계속 준비 중이다.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지혜롭게 경기할 수 있는 고민을 하고 있다.


- 강원에서 경질된 감독을 선임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사실이다. 당연히 비판 받을 수 있다. 사람 일은 모른다. 한 번 실패했다고 낙오되는 것도 아니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 사람 생각이 다 똑같을 수는 없다. 개인의 차가 있고 모두 존중한다. 열심히 해서 (비난을) 불실시키기 위해 잘하면 된다.


- 강원전도 생각해봤나


아직 그럴 여유는 없었다. 그냥 반가울 것 같다. 단지 1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하지 않나.


-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방법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러면 선수들이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한 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되지 않을까.


-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비책이 있다면


세상에 그런 비책이 있다면 좋겠다.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는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단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결과에 집중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반드시 이기고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면 안 된다. 부담감 없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수원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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