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돈독했지만 ‘불편한 과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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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이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외교와 안보와 경제에서 한목소리를 내면서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 등 기대감을 모았지만, 과거사 유감 표명은 개인에 그쳤다.
전문가는 외교와 안보, 경제 부분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지만, 과거사 문제는 실패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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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개인적 사과 안 한 것만 못해”
한일 양국이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외교와 안보와 경제에서 한목소리를 내면서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반면 과거사 문제는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양국 정상은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나아가야 할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함께 국제 위기를 이겨내겠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외교·안보 항목에서 북한의 핵위협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한반도와 전 세계의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이 지역(동북아시아)의 안전 보장환경이 힘들어지고 있다. 북한의 억지력과 대응력을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나눴다”고 답했다.
또 경제 항목에서는 교류 증진과 미래세대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으며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성을 두고 한국 전문가 파견을 받아들이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A그룹으로 복구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 등 기대감을 모았지만, 과거사 유감 표명은 개인에 그쳤다.
또 과거사 문제는 기존 정부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뿐만 아니라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코 전 일본 총리 등 과거사 왜곡 문제가 있는 내각을 포함하고 있는 표현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998년 10월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며 “정부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부분에 감명했다”며 “여러 가지 역사적 경위가 있지만 곤란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온 선조를 본받아 한일 협력을 이뤄가는 게 총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외교와 안보, 경제 부분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지만, 과거사 문제는 실패했다고 질타했다. 또 기시다 총리의 사적인 발언이 면피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셔틀외교를 부활시킨 것은 크다. 부부 동반으로 이뤄진 것도 유의미하다”며 “하지만 역사를 팔아서 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금도 사죄의 언급이 없었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집중하지 않고 기존 내각을 전부 답습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기시다 총리가 이전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혀 아니었다”며 “개인적인 사과라고 선을 그으면 안 한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사 문제를 이렇게 정리할 경우 다음 정부의 부담이 커진다”며 “차기 정부에서 과거사 문제가 생기면 한일 관계가 경색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마지막 방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치·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한일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귀국할 계획이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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