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닫은 中 소비자…글로벌 기업 "차이나 특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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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특수는 없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올해 첫 분기 실적 발표 후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방) 효과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의 크리스토퍼 나세타 CEO는 "중국은 올해 내가 원하는 만큼 (실적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명품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중국 특수 효과를 누린 곳도 일부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 경제 전반으로 온기를 퍼뜨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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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휴 관광 수요 늘었지만 지출은 제자리
"차이나 특수는 없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올해 첫 분기 실적 발표 후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방) 효과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중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지만 제한적인 반등에 그치고, 향후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8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유럽 주요 기업들은 올해 중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점진적일 것이라고 앞다퉈 전망했다.
파브리치오 프리다 에스티로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아시아 여행 회복은 (실질적인 것 보다는) 그 형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우리의 예상보다 변동성이 크고, 다른 시장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더 점진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재고 문제 등 심각한 역풍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에스티로더는 올해 1~3월(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37억5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이 조정 기준 0.4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74%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하이난과 한국의 면세점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특히 하이난 면세점 방문객 수는 1년 전보다 늘어났지만 판매 호조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에스티로더는 오는 6월 종료되는 회계연도의 연간 매출이 12% 줄어들 것으로 봤다.
퀄컴과 스타벅스도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물음표를 찍었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몽 CEO는 올 1~3월 매출이 전년 대비 17% 줄었고, 순이익도 42% 감소했다며 "리오프닝 후 중국 시장이 반등할 것이란 전반적인 기대가 있었지만 아직 그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온 스타벅스도 올해 2분기부터는 중국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여행업계도 예상보다 느린 중국 경기 회복 속도에 실망하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의 크리스토퍼 나세타 CEO는 "중국은 올해 내가 원하는 만큼 (실적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는 "(중국의) 회복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시작됐다", 미국의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콜게이트 팜올리브는 "소매 여행 사업이 회복된 것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명품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중국 특수 효과를 누린 곳도 일부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 경제 전반으로 온기를 퍼뜨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소비 지표도 이들의 전망을 뒷받침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4월29일~5월3일) 연휴 중국 관광 수요는 팬데믹 전인 2019년과 비교해 19.1% 증가했다. 반면 지출은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리오프닝으로 소비자들이 여행, 식당과 같은 서비스 지출을 늘리면서, 상품 수요는 오히려 줄어드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선행 지표인 차이신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역시 3월 50에서 4월 49.5로 하락해 경기 위축(50 미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리오프닝 이후 이동을 비롯해 일부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소비 회복의 가장 간단한 단계가 완료됐다"면서 "다음 단계는 지속 가능한 회복을 가능케 할 소득 증가와 소비 심리 개선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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