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 상실' 새 치료길…미각 수용체 세포 재생 원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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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은 시각·청각·후각·촉각과 함께 '오감'을 구성하는 중요한 감각이다.
연세대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정한성 교수, 아니쉬 아드파이카 연구원, 치의학과 조혜연 학생, BK21 창의치의융합 교육연구단 이종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각 수용체 세포의 재생 메커니즘을 밝혀 미각 상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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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은 시각·청각·후각·촉각과 함께 '오감'을 구성하는 중요한 감각이다. 맛을 본다는 것은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이는 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됐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예로부터 구전된 우리나라의 '오복(五福)' 중에 튼튼한 치아가 포함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의 미각은 노화로 인해, 또는 질병이나 약물·방사선 치료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감퇴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미각과 후각을 일정 기간 상실하는 증상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미각 상실은 대개 혀에 있는 미각 세포의 상실로 발생한다. 이를 재생시킬 수 있다면 미각을 되살릴 수 있는데, 국내 연구진이 미각 수용체 세포의 재생 원리를 밝혀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대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정한성 교수, 아니쉬 아드파이카 연구원, 치의학과 조혜연 학생, BK21 창의치의융합 교육연구단 이종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각 수용체 세포의 재생 메커니즘을 밝혀 미각 상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혀 표면의 작은 돌기들인 유두에는 미각을 느끼는 미각 수용체 세포가 있다. 이 세포 50~150개가 모여 미뢰를 만들고, 하나의 미뢰 안에 있는 어떤 미각 수용체 세포는 단맛·쓴맛·감칠맛을 감지하고, 다른 세포들은 짠맛·신맛 등을 받아들인다. 각 세포의 평균 수명은 약 2주로 수명을 다하면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는 재생 과정을 평생 반복한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이나 노화 등으로 이 기능이 감퇴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기존에는 미뢰 외부의 미각 줄기세포가 'Lgr5'라는 유전자를 발현해 미각 수용체 세포를 재생시킨다는 정도만 학계에 알려져 있었고, 미각 기능 상실을 유발하는 미각 수용체 세포의 재생 원리를 완전히 밝힌 연구는 적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미각 수용체 세포의 또 다른 재생 원리가 있을지 주목했다. 이를 위해 미뢰 외부의 신경이 손상됐을 때 유두 내부에 미각 수용체 세포를 재생하는 기능이 있는지 실험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마우스에서 미각을 관장하는 설인두 신경을 절단해 미뢰를 제거한 뒤 재생되는 세포를 관찰했다. 그 결과, 유두에 남아있던 미각 수용체 세포 중 일부가 미뢰를 재생하기 위해 발달 초기 단계로 되돌아가는 '역분화' 현상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K14' 등 단백질이 다수 발현되며 새로운 미각 수용체 세포를 만들어냈다. 기존에 미각 수용체 세포를 재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각 줄기세포 외에도 미뢰 재생에 관여하는 또 다른 세포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정한성 교수는 "입 속 상피세포의 분화 과정에서 '역분화 현상'이 세포의 재생을 유발한다는 것을 밝혔다"며 "추후 미각 장애 환자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의 줄기세포 원리를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 IF 12.172)'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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