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인서울…유학생 16.7만명 '사상최대', 몰려간 대학은
경남 김해의 인제대는 지난달 24일 총장이 직접 베트남으로 떠나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베트남 유학 박람회에 참석하고 현지 학생들도 만났다. 이 대학은 하노이폴리텍대와 교류 협정을 맺고, 베트남 유학생 체육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경기 수원의 전문대학인 동남보건대도 최근 베트남 대학들과 유학생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청주대도 총장이 중국 산동성의 대학들을 찾아 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논의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가 다시 늘고 있다. 7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4월 기준 국내 대학의 유학생 수는 16만6892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유학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대학들이 다시 '유학생 모시기'에 나서는 가운데, 교육부도 해외 인재 유치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유학생 16.7만명…‘한류 열풍’ 베트남 급증
출신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6만7439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베트남(3만7940명), 우즈베키스탄(8608명), 몽골(7348명), 일본(5733명), 미국(3369명), 프랑스(2556명) 순이었다. 특히 유학생 중 베트남 출신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 국적 유학생은 2018년 전체 유학생의 48.2%를 차지했으나 2022년엔 40.4%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베트남 유학생의 비중은 19.0%에서 22.7%가 됐다.
베트남 유학생은 비학위과정 등 단기 과정 학생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체 대학의 비학위과정 유학생이 4만2089명인데, 베트남 학생이 1만1025명을 차지한다. 비학위과정에선 중국보다 베트남 출신 학생이 더 많다. 교육계에서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베트남 학생들이 주로 단기 과정을 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베트남은 국내 대기업에 진출한 곳인데다 K팝이나 박항서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 등 한국의 문화적 요인이 더해져 유학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보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지방대는 일찌감치 중앙·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선을 넓혀 유학생을 유치해왔다”고 말했다.
경희대 재학생 19%는 유학생…수도권 쏠림 현상도
하지만 대학별 유학생 숫자를 보면 유학생 유치에서도 서울과 비서울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유학생이 많은 상위 10개 대학 중 9곳이 서울 소재 대학이고 경기도 소재 대학이 1곳(가천대)이었다. 전국 유학생 16만6892명 중 7만7238명(46.2%)이 서울 대학(본교 소재지 기준)에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외국 학생들에게 지역거점 국립대학 유학을 주선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대부분 유학 목적이 학위 취득보다는 문화적 요인이 크다보니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서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유학을 갈 대학의 지명도, 교육의 질 등을 따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스터디 코리아' 전략 짠다…담당조직 신설
한국어반을 개설한 해외 초중등학교도 확대 추세다. 2018년엔 28개국 1495개 학교가 한국어반을 개설했는데, 2021년엔 42개국 1806개교로 늘었다.
교육부는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라 부르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권역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 내에 '해외 인재 유치 지원 담당관' 직제를 신설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지역 대학과의 연계, 비자 규제 완화 등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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