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가 잡아낸 '심낭염'… 생체신호 얼마나 정확하길래
스마트워치 등으로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등 살아있다면 반드시 정상 범위 안에 있어야 할 ‘생체신호’를 언제든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웨어러블 의료기기가 질병의 조기 진단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대표 격은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앱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기기들이 있다.
◇혈압·심전도 앱 의료기기 허가
삼성 갤럭시워치에 사용되는 앱(삼성 헬스 모니터)은 2020년 세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압 측정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도가 증명된 것이라는 얘기. 갤럭시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오차 범위 5±8mmHg 내에서 허용 가능한 정확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의료기기 국제 표준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이에 발맞춰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까지 내놓기도 했다. 가이드라인을 만든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는 “성능 좋은 오디오보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처럼, 결국에는 커프형 혈압계보다 간편한 스마트워치가 혈압계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워치는 혈압에 이어 심전도 측정 앱도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애플워치의 경우도 심전도 측정 앱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애플워치에 장착된 광혈류측정(PPG) 센서로 맥박을 측정·분석한다. 심방세동으로 의심되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확인,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의료용 앱이다.
스마트워치가 아닌, 반지 모양의 기기(카트원 플러스·CART-1 Plus)도 있다. 손가락에 착용하면 빛을 쏘아 손가락을 지나는 혈류(광혈류) 흐름과 혈액의 상태, 떨림 등을 분석, 심박수·심전도·혈압·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한다. 반지 무게는 3.6~5.2g에 불과하며, 사용자가 끼고만 있으면 일상 생활이나 수면 중에도 불편함 없이 365일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의 진단 정확도가 96.9%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수시로 변하는 혈당을 5분 단위로 측정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가 확산되면서, 이를 앱과 연동, 365일 24시간 사용자의 혈당 정보를 제공하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데이터 변화 추이에 대한 통계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연동한 혈당관리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상승하는지, 수면 중에 저혈당에 얼마나 자주 빠지는지 등 사용자가 혈당 패턴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목소리로도 질병 진단
목소리도 생체 신호가 된다. 최근에는 음성을 활용한 진단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환자의 음성이나 호흡, 기침 패턴을 AI가 듣고 우울증이나 호흡기질환 등에 걸렸는지를 판단해낸다. 미국의 ‘손드 헬스(Sonde Health)’는 음성의 강약, 높낮이, 성대 움직임 등을 분석해 몸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분석해 병이 있는지를 판별해내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6초짜리 사람의 목소리만 입력하면 천식에 걸렸는지를 판단해낸다. 30초짜리 음성을 AI에 입력하면 우울증 여부도 알아낼 수 있다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기침 소리로 호흡기·폐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앱 ‘WAYMED Cough(웨이메드 코프)’도 개발됐다. 기침음, 호흡음, 성음(도-미-솔-미-도를 음에 맞추어 아-아-아-아-아로 불러줌)을 각각 3~5회 녹음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인공지능이 예측한 나의 호흡기·폐 건강을 알 수 있다. 전체 기침 중 비정상 기침의 비율을 신호등처럼 파란불, 노란불, 빨간불로 체크를 해주는데, 노란불·빨간불로 나오는 경우에는 폐기능 검사와 호흡기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앱을 개발한 강릉아산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경민 교수에 따르면 정확도가 85%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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